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말해 보시오." 그가 재촉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뭐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시오. 이야기 주제나 방식은 전적으로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따라서 나는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는 것 자체를 위해 말하고 뭔가 보여 주길 원한다면, 사람을 잘못 골랐다는 걸 알게 될 거야'라고 생각했다.
"아무 말도 안 하는구려, 에어 양?"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약간 내 쪽으로 고개를 숙이더니 황급히 내 눈을 쏘아보았다.
"계속 아무 말도 안 할 셈이오? 화났구려. 아! 일관성이 있소. 어리석게도 내가 무례한 부탁을 했소. 에어 양, 용서해 주시오. 사실 당신을 아랫사람으로 대하고 싶지 않소. 말하자면, (자신의 말을 고치면서) 당신보다 스무 살이나 더 많고 한 세기 앞선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만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싶소."(중략)
"저보다 나이가 많고 세상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제게 명령할 권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우월한지는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활용했느냐에 달려 있죠."
"그와 함께 있을 때는 괴로운데 억지로 자제하지 않아도 되고 생기와 즐거움을 억누를 필요가 없었다. 나와 그가 아주 잘 맞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푹 놓였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그에게는 위안이 되거나 기운을 돋게 하는 것 같았다. 그 사실에 너무 기뻤다. 나의 본성 전체가 생기를 띠며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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