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INFP'로 살았던 시간들

나는 INFP, 상상력의 대가

by 영화가 있는 밤

'MBTI 성격유형 테스트'를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테스트를 많이 한다. 여기에는 총 16가지 성격 유형들이 있는데 크게 4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외향형인지 내향형인지, 감각형인지 직관형인지, 사고형인지 감정형인지, 그리고 판단형인지 인식형인지에 따라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어 해석하는 테스트이다. 이 'MBTI 테스트'가 한동안 유행하며 '너의 MBTI는 뭐야'하고 묻는 것이 대화의 필수적 흐름이 되었다. 몇 가지 문제들을 꼼꼼히 풀어본 결과 나의 MBTI는 'INFP'였다. (각주 1 참고)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만 나눌 수는 없겠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꽤 맞는 것도 같다. 또 자신에게 해당되는 MBTI에 어떤 설명이 덧붙여져 있는지 보며 스스로와 맞추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혼자 테스트해보는 것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났을 때 카페에서 MBTI를 이야기하며 '너는 그래? 그래서 나랑 비슷하구나!' 내지는 '아, 너의 MBTI는 그거구나, 나랑 많이 다르네?' 하는 식의 대화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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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여러모로 MBTI 테스트를 통해 성격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재미있는데 그중 나의 성격유형인 'INFP'는 '열정적인 중재자'형이라고 한다. 정확히 이름까지 붙여진 줄은 몰랐는데 같은 성향의 친구가 알려주었다. 예술 활동에 종사하는 연예인들, 특히 배우나 가수들 중에 같은 MBTI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더라. KT 모바일 퓨처리스트 블로그의 관련 설명을 찾아보니 'INFP' 성향의 특성은 우선 긍정적이라 한다. 성격유형이 'I, ' 즉 'Introversion'으로 시작하다 보니 내성적이라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열정적인 사람이고 미덕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자라 하더라. 이 성향의 사람들은 깊은 철학적 고민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져 있었다. (각주 2 참고)


설명 중에 일부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앞서 말했던 부분들에는 대체로 꽤 공감되었다. 스스로 생각할 때 내향성과 외향성의 비율을 따져 보라면 60:40 정도라는 생각이 드니 우선 MBTI 성격 유형의 앞글자가 I로 시작하는 것은 매우 공감이 되었다. 더불어 겉으로는 차분해 보여도 속으로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도 나의 모습을 대변해 주었다. 보통 다중지능 검사를 할 때 자기 성찰 지능이 높게 나왔기 때문에 깊은 고민을 한다는 것도 맞는 설명처럼 여겨졌다.


이 모든 것들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주변의 활발한 친구들처럼 대인관계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고 겉보기에도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으니 말이다. 또 상상력이 풍부하면 그만큼 현실보다 상상 속의 세계에 안주할 때가 많고 깊은 고민을 하면 자기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침체된 기분도 느끼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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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나의 성격유형을 좋아하게 된 것은 내가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에 큰 공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특징이 여러 설명들 가운데 가장 와 닿았다. 흔히들 이상주의자라 말하지만 거창하게 그렇게까지 말할 것은 없었고 그저 지금껏 많은 상상들을 하며 살아온 내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어렸을 적 학예회 때 춤을 추고 싶었지만 타고난 몸치이기에 무대 위의 댄스 팀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만 했을 때, 집에 돌아와서는 멋지게 춤을 추는 나 자신을 상상했다. 또 어느 날 TV에 전율이 흐르도록 노래를 잘하는 가수의 모습이 나오면 폭발적인 성량으로 가요를 부르는 나의 모습도 상상해 보았다. 현실과 많이 달랐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의 상상은 공상에 가까울 때도 있었지만 그 덕에 타고나지 못한 재능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풀렸다.


'Talent'에 대한 것뿐 아니라 때로는 배우가 되어 연기를 하는 모습, 유명한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모습 등 하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했던 꿈에 대해서 상상하곤 했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INFP' 성격유형에 덧붙여진 설명처럼 상상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내가 가진 상상력은 대단한 창의력으로 이어지지 못해 어렸을 적부터 팬이었던 《해리포터》조앤 롤링 작가처럼 훌륭한 판타지 소설 작가가 아직은 되지 못했다. 언젠가 꼭 이룰 수 있길 바라지만.


내가 했던 상상은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일이었고 그래서 현실보다 상상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일 때 주변 사람들의 독특한 시선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상상력을 발휘하며 마음을 달래기도 했고 주변 현실의 범위보다 더 넓은 것들을 꿈꿀 수 있었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 조금이나마 일해 보고 싶다는 꿈도 꾸었다. 상상 속에서 가능한 일처럼 보이긴 하지만 책을 한 편 쓰는 것도 예술이라 생각한다면 그 꿈을 조금은 이룬 것도 같다.

상상도 결국은 나의 예민함이었고 그 카테고리 안에 있는 일이었다. 그 상상과 예민함은 나에게 궁극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처럼 꿈꾸었던 것들이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원하는 것들을 상상하며 느꼈던 즐거움을 생각하면 내가 가진 예민함이 다행이다 싶다.




각주 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070205&cid=41991&categoryId=41991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153534&memberNo=37165589&vType=VERTICAL

각주 3: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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