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트와일라잇>을 잇는 판타지 대작 <니악시아의 왕관>3

뱀파이어 판타지 로맨스 <Crowns of Nyaxia> 3권

by 영화가 있는 밤 Feb 15. 2025

<Crowns of Nyaxia> 3권의 제목은 <The Songbird and the Heart of Stone>이다. 1권과 2권이 나이트본 듀엣인 라인과 오라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3권은 전편에서도 등장한 라인의 친구인 Mische가 주인공이 되어 섀도우본의 왕자인 Asar와 펼치는 로맨스를 그렸다. 노래하는 새, 또는 불사조를 의미하는 'songbird'가 바로 미쉐이고, 돌로 만든 심장은 바로 아사르 왕자를 의미한다. 전편만큼이나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판타지 로맨스의 세계로 빠져보자.


아마존 북스아마존 북스

이번 3권을 한 줄로 요약하면 '두 부서진 영혼들인 Mische와 Asar의 러브 스토리'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미쉐와 아사르가 함께 지하세계로 내려가서 Alarus라는 죽은 신의 영혼을 부활시키는 이야기가 작품의 주된 스토리이다. 전편들에서 미쉐는 라인과 마찬가지로 인간이었으나 뱀파이어로 변화한 인물로 묘사되었다. 특히 그녀를 뱀파이어로 만든 인물은 Malach라는 섀도우본 종족의 잔인한 첫째 왕자였고, 2권에서 분노한 미쉐가 말라치 왕자를 죽이며 복수하였다.


그래서 3권 초반부에서 미쉐는 섀도우본 왕국에 포로로 잡혀 오게 되고, 죄에 대한 벌로서 Descent라는 인간세계와 사후세계 사이의 지하세계로 내려가서 알라루스라는 신의 영혼을 부활시키라는 명령을 받는다. 알라루스는 니악시아 여신의 죽은 남편이자 살아 있을 당시에 죽음의 신이었고 지하세계를 관리했었다. 그러나 니악시아와의 결혼관계로 인해 다른 신들의 미움을 사 알라루스는 살해당하였고, 니악시아가 전남편의 영혼을 되찾고자 아사르 왕자에게 부탁하여 미션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아사르 왕자와 미쉐가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면서 처음 만나게 되고 둘의 로맨스와 모험이 전개된다.


지하세계는 순서대로 5개의 생텀, 즉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body, breath, psyche, secrets, and soul의 단계로 이어진다. 아사르와 미쉐는 한 구역씩 차례대로 탐험하면서 각종 위기에 맞선다. 사후세계와 가까운 만큼 이승과 저승 사이에 낀 영혼들이 대거 등장하고, 아사르와 미쉐의 과거의 상처와 연관되어 있는 인물들이 영혼의 형태로 등장하면서 아사르와 미쉐는 자신들의 과거와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미쉐와 아사르, 두 인물에 초점을 맞춰 리뷰해보았다.


부서진 것들을 사랑하는 미쉐

핀터레스트핀터레스트

먼저 미쉐는 한 줄로 요약하면 "The tainted one, Broken soul, and the girl who can only love broken things"이다. 그녀는 인간일 당시 태양신 Atroxus를 섬기던 사제로서 세상에 불과 빛을 전파하는 선택받은 소녀, the chosen one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뱀파이어들의 대륙인 오비트라에스로 선교활동을 왔다가 섀도우본의 말라치 왕자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되면서 그녀는 태양신에게 버림받고 만다. 그래서 미쉐는 오래 전 the chosen one에서 the fallen one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다. 그렇게 미쉐는 더이상 불의 마법을 쓸 수 없게 되었고, 불과 빛의 마법을 소환할 때마다 태양신의 벌로서 화상 흉터를 얻게 된다.


이런 미쉐가 아사르와 함께 알라루스를 부활시키고자 지하세계를 탐험하는데, 3권은 미쉐가 태양신의 왜곡된 사랑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더불어 미쉐가 자기 자신 안의 모든 어둠까지 받아들이는 내용이 바로 그녀의 중요한 스토리 아크이다.


미쉐는 사제일 때부터 부서진 영혼들을 치료하고 그들을 사랑하던 힐러였다. 다른 사제들과 달리 그녀는 소위 말하는 'dark beauty'에도 자주 끌렸고, 모두가 싫어하는 뱀파이어들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 즉 그녀는 빛의 신 아래에 있을 때조차도 어둠에 끌렸던 소녀였다. 그러나 미쉐는 이러한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아사르를 만나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다.


처음에 미쉐는 태양신에게 버림받아 broken soul이 되었고, 스스로 tainted one, 즉 오염된 영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뱀파이어로서 불의 마법을 시도할 때마다 태양신이 내리는 형벌마저도 정당한 희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미쉐는 자신처럼 부서진 영혼이자 자신과 달리 모든 그림자, 어둠, 과거의 고통과 잘못마저도 끌어안으려는 아사르를 만나게 되면서 큰 변화를 겪는다. 그녀는 아사르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이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끊임없이 희생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사르는 미쉐에게 그녀가 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둘은 altar, 즉 제단 위에서 사랑을 나누고 서로의 피를 마시는 뱀파이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다. <니악시아의 왕관> 시리즈의 라인과 오라야도 니악시아에 정면으로 맞섰듯이 미쉐와 아사르도 더이상 신들의 뜻에 의존하거나 그들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않고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이와 더불어 아사르는 미쉐에게 그녀가 섀도우본 뱀파이어로서 그림자 마법을 쓰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며 그녀의 화상 흉터들도 괜찮다고 품어준다. 즉 이제 미쉐가 태양신의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뱀파이어로서의 자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처음으로 말해준 것이다. 특히 아사르가 하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인상적이다. "너가 태양의 마법을 잃더라도 너는 어떤 뱀파이어보다 부드러운 영혼, 말라치 왕자가 네게 준 것보다 훨씬 더 멋진 마법을 쓸 수 있는 능력, 다른 뱀파이어들과 달리 부드러운 마음과 지혜, 그리고 잃어버린 영혼들의 사랑을 받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사르는 결정적으로 미쉐에게 "어둠과 빛을 연결하는 영혼"이라고 말해준다. 이것을 통해 미쉐는 과거와 현재 모두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결말에서 미쉐가 태양신을 죽이고 연인 아사르의 목숨을 구하면서 뱀파이어로서의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마무리이다. 그녀에게 희생만을 요구했던 태양신의 왜곡되고 일방적인 사랑을 끊어내고, 자기 자신의 모든 과거와 어두움마저도 자아의 일부로 끌어안을 수 있는 아사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부서져서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사랑하는 외로운 영혼, 아사르

핀터레스트핀터레스트

한편 아사르도 미쉐와 매우 닮아 있다. 그를 한 줄로 요약하면 "the broken soul, the bastard, and a boy so broken he can only love what he cannot have"이다. 아사르는 섀도우본 왕의 사생아로서 아무에게도 왕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왕의 아들로서 서열상 둘째 왕자임에도 출생 때문에 외롭게 자란 아사르는 아버지인 왕에 의해 추방되어 Morthryn이라는 지하세계를 관리하는 직책으로 좌천된다. 특히 다른 사생아들 중 아사르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이었기 때문에 아사르는 생존하기 위해 그 직책을 맡는다. 이것은 형벌이었지만 아사르는 그곳에서 자신의 소명을 찾는다.


그는 모스린에서 길 잃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사후세계로 안내하며, 지하세계의 부서진 장막들을 관리하는 힐러로서의 소명을 찾는다. 그는 마치 미쉐처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부서진 것들을 돌보는 치유자인 것이다. 여기서 아사르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그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조차 빛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사르에게는 큰 회한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빼앗겼던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의 형인 말라치는 아사르가 사생아임에도 실력이 좋은 것을 질투하여 아사르의 반려동물인 Luce뿐 아니라 아사르가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인 Ophelia를 잔혹하게 고문해 살해했다. 이후 분노한 아사르는 강령술로 오펠리아를 살려보려 했으나 마법이 잘못되어 결국 오펠리아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낀 파괴된 영혼이 되고 만다. 이 모든 것들은 아사르의 트라우마이자 회한이다.


또한 오펠리아는 아사르를 사랑한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아사르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사랑에 빠진 것을 후회할까 봐 두려워한다. 이에 대해 미쉐는 그가 가진 여러 가지 상흔들을 치유해준다. 먼저 아사르가 오펠리아의 실패한 강령술로 얻은 흉터뿐 아니라 모스린을 관리하면서 얻은 다양한 흉터들은 그에게 과거의 상실과 회한을 떠올리게 하는 부끄러운 것들이었다. 그러나 미쉐는 아사르가 그녀의 화상을 보듬어주었듯 아사르의 흉터들이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고 말하며 본래 모습 그대로의 그를 품어준다.


또한 미쉐는 오펠리아와 달리 아사르를 사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가 가진 트라우마를 치유해준다. 이렇게 아사르와 미쉐는 그들의 모든 죄, 회한, 부끄러운 과거 모두를 다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고서 같이 추락하고 불타오른다. (소설에서 fall and burn, ignite로 표현되었다) 이들은 굳이 자신들의 어둠을 부정하지 않는 새로운 자아로 나아간다.


정해진 운명에 맞서는 뱀파이어

브런치 글 이미지 5

3권은 4권으로 이어지는 관문으로서 섀도우본 듀엣의 첫 번째 모험만을 담았기 때문에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다. 아사르가 알고 보니 알라루스의 후예였다는 점, 그가 알라루스의 부활을 위해 자신의 영혼을 바치려 하였으나 미쉐가 알라루스 대신 아사르를 선택하면서 결국 신의 부활이 실패했다는 점, 이에 분노한 신들이 미쉐를 죽이고 지하세계로 끌고간 점 모두 결말의 크나큰 반전들이다. 이제 미쉐를 괴롭히는 태양신이나 아사르의 책무였던 죽음의 신도 없지만 수많은 다른 신들이 미쉐와 아사르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과연 4권에서 어떻게 미쉐가 다시 부활할지, 아사르는 알라루스의 후예로서 신들의 방해를 이겨내고 어떻게 미쉐에게 다가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큰 클리프행어 속에 3권이 마무리되었지만, 3권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니악시아의 왕관> 시리즈는 여신 이름을 제목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내용은 신들의 운명과 장난에 맞서는 인간들과 뱀파이어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2권에서 오라야도 라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니악시아 대신 다른 신의 손을 잡으며 주어진 운명이란 없음을 증명하였고, 미쉐도 자신을 일평생 구속했던 태양신을 스스로 놓아주었으며, 아사르는 본인 스스로 신의 후예가 되면서 새로운 힘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니악시아의 왕관>은 '정해진 운명과 희생'이라는 알레고리에서 벗어나 그것에 정면도전하는 용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불가능에 맞서는 자들의 이야기와 감동적인 로맨스를 담은 <니악시아의 왕관>을 다시 한 번 추천하면서 리뷰를 마무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와일라잇>을 잇는 판타지 대작 <니악시아의 왕관>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