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아내는 장모님과 함께 부동산을 운영했다.
사무실이야 남다를 것 없었지만
안쪽에는 작은방이 있어 친구들과 자주 모여 어울렸다.
그날도 친구 수경이가 놀러 와 있었다. 점심 저녁의 중간쯤 수경이가 물었다.
“오빠 배고픈데 뭐 좀 시켜 먹을까?”
“근처 피자집 오픈했는데 먹어 볼까?”
“그래 그러자~”
“직접 가지러 가지 뭐~”
나는 할인을 한다는 광고지를 들고 피자집으로 가서 한 판을 사 왔다. 콜라는 서비스였다.
시장 했는지 다들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웠다.
셋이서 피자 한 판이 뭐 금방이지...
그렇게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자꾸 트림이 나왔다.
콜라를 너무 많이 먹었나?
여자친구만 있는 게 아니고 친구까지 있는데 자꾸 생리 현상이 발생하니
난감해서 안절부절못하자 여자친구는 더럽다며 눈짓으로 나가라고 했다.
방을 나와서 시원하게 해결을 했다.
“꺼억~ 까악~ ”
다시 각자 볼 일을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배에서 계속 신호가 왔다.
가스가 찼는지 부글부글하면서 어마어마한 방귀가 나올 것 같았다.
여자친구한테 이야기하니 아예 부동산을 나가서 해결하고 오라고 했다.
난 쫓겨나서 부동산 문을 열고 나가서 시원하고 크게 방귀를 배출했다.
“뿌빠아아아아아아아~ 브르르릉”
자동차 경적 같은 소리였다.
배출하면서도 소리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소리만 큰 것이 아니고 엄청 길게 나왔다.
부동산을 나오자마자 바로 차도가 있는데 방귀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오토바이가 지나가다 방귀 소릴 듣고 놀라서 쳐다봤고
지나가던 아주머니도 나를 보며 뭐라 이야기하시는데
‘뭐여 저 미친놈!! 대박이다!!’
어쩌겠나 생리적인 현상인걸, 피자에 콜라를 먹어서인지 가스가 많이 찬걸.
여자친구도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나와
“이게 웬일이야~ 미쳤네~ 부동산 무너지는 줄 알았잖아!!”
방에 있던 수경이도 방문을 열어젖히더니
“뭐야 전쟁 난 줄 알았네 히야~ ”
놀란 토끼 눈을 하며 튀어나왔다.
우리 셋은 자지러지게 한참을 웃었다.
방귀를 수 천 번 뀌어 봤지만 그렇게 큰 소리가 나는 방귀는 난생처음이었다.
실로 인간의 것이 아닌 짐승의 소리 같았다.
아이들 동화 책 중에 며느리 방귀라는 책이 있는데
며느리가 방귀를 뀌면 온 집안이 풍비 박산이 나는 내용이었다.
지금도 어디서든 그 책을 접할 때면 그때 생각에 한참을 웃곤 한다.
세월이 흘러 50을 바라보는 나이. 이제는 그때 그 우렁참을 잃은 힘없는 엉덩이.
“푸~쉭~”
하며 힘없이 겨우 나오는 방귀 소리를 들으며 아내가 말한다.
“다 됐네~ 다 됐어~ 그때 그 자발이 어디 갔나? 아이고...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