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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May 11. 2021

출판사 피드백을 받고 현타가 왔다

시작이 반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시작은 시작일  절대 절반을 거저 얻는 것이 절대 아니다.


출간 계약을 하고 세상을  얻은 것만 같은 쁨이 충만했던 시간은  1주일이었다. 목차와 글의 방향에 대해 출판사에서 좀 더 명확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부 갈아엎었다. 다행히 수정한 목차와 글의 방향을 마음에 들어했다. 목차를 수정했으니 그에 맞춘 샘플원고 요청이 있었다. 도입과 중간 부분 각 한 꼭지를 써서 담당 에디터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내용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겠다는 답신을 받았다.


여유 있게 기다려보려고 했으나 어떤 피드백이 올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부족한  글을 보고 비웃지 않을까, 도저히  되겠다고 계약을 무효로 하자고 하지는 않을까 싶어 노심초사했다. 피드백을 기다리며 자료도 찾고 책도 읽으며 준비를 했다. 다만  쓰는 것만 잠시 멈추었다. 샘플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초고 진도를 나가는  좋을  같았다.


일주일 , 기다리던 피드백 메일이 왔다. 파일을 열어보는 것이 두렵기는 했지만 클릭을 하고 파일을 열어 피드백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첫 번째 피드백을 읽는 순간 이미 현타를 맞은 듯했다. 잠시 잠깐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개인 저서를 쓰는 것은 역시 무리였나? 아직 능력이  되는데 욕심이 컸나? 내가 정말  권의 책을   있기는  것일까?


무너지려는 정신을 붙잡았다.

초고가 완벽할 수는 없다. 초고는 걸레다. 걸레는 깨끗이 빨아서 다시 쓰면 된다. 애초에 투고라는 모험을 것도  권의 책을 내는 과정을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서였다.  쓰는 것을 좋아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 결심했기에 힘들고 어렵더라도 반드시 겪어야 는 과정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이  책을 읽는 독자였지만 이제는  권의 책을 만들게 되었으니 에디터와 출판사의 피드백을 귀담아듣고 고쳐나가야 한다.  글을 다듬고 책이라는 상품으로 만들  있는 모든 과정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피드백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현타를 맞았지만,  ,   읽어보니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었고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가 보였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내게 피드백을   에디터 님의 내용을 정리해 본다.  




1. 인용은 신선하게 도입은 짧게

글의  문장은 여전히 어렵다. 입을 떼기 위해 인용을 했다. 그런데 인용한 내용이 늘어지는 편이었고, 뒤에 나오는 내 이야기를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에디터 님이 정확하게  부분을 짚어주셨다. 피드백을 읽고 내용을 읽어보니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다른 책들도 읽어보면서 정확하게 인지했다. 인용을 모두 지우고 다시 시작했다.



2. 독자가 물음표를 가지지 않게

대화할 때는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해도 대강 의미가 통한다. 하지만 글은 그렇지가 않다. 대뜸 튀어나온  문장에 대해 에디터 님이 물음표를 남겼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장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충분한 설명 없이 어떤 문장이 나타나면 독자는 당황하며 물음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는 앞뒤가 맞아야 한다. 그래야 독자가 이해할  있다.


3. 문단과 문단 사이의 연결을 매끄럽게

 흐르듯이  읽히는 글이 있다. 그런 글은 문단과 문단 사이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반면에 글쓰기 초보인 내가 읽어도 '? 뭔가 이상한데?' 하는 기분이 드는 글을 읽을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하는 그런 상황 같다.  꼭지에서 주장하는 바는 하나의 주제여야 한다. 짧은 문장이라도 주제는 하나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문장을 짧게 써야 논리적으로 전달할  있다.


꼭지도 마찬가지다.  꼭지 안에는 하나의 주제가 있어야 한다. 글을 쓰면서는 나쁘지 않다 싶었는데 독자 입장에서 글을 읽은 에디터 님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다시 읽어보며 무엇을 빠뜨렸는지 어디에서  생각이 갈라졌는지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글쓰기와 책 쓰기는 다르다. 책은 철저히 논리적인 결과물이다.'

 

너무 당연한 것을 피드백을 받으면서 깨닫게 되다니, 그동안 얼마나 비논리적으로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다른 피드백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비슷한 맥락이다. 간단명료, 신선함, 문단과 문단 사이의 연결! 이것이 내가 받은 주된 피드백이었다.


초고의 부족한 부분을 가감 없이 피드백해  에디터 님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정신 차리고 옆길로 새지 않게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도 하게 된다.


인용은 신선한가? 도입에 너무 장황한 설명이 있지는 않은가?  말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있을까? 단의 연결은 자연스러운가?’

  

글을 쓰며 오만가지 질문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부족한 글솜씨다. 안타깝게도  쓰는 재능은 타고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것으로 흡수하는 재주는 있다. 그래서 다듬고  다듬으며 언젠가 마주할  책을 조금씩 만들어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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