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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May 03. 2021

그렇게 못할 수도...

미국의 시인이자 번역가인 제인 케니언은 백혈병으로 투병을 하며  시를 썼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시를 남긴 1  그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후회하기도 하고 놓치기도 하며 아쉬워하기도 합니다.


후회와 아쉬움이 없는 삶이 어디에 있을까요?


하지만 지금 느끼며 경험하는 것, 이룰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후회와 아쉬움이 삶에서 덜어지거라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날이 언젠가는 분명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과 환경에 감사하며 행복을 누려봅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게 못할 수도…

 

건강한 다리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산책을 갔다.

오전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벽에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과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못하게 되리라는 걸.


제인 케니언 (Jane Kenyon, 1947~1995)

 

※※※※※※※※※※※※※※※※※※

 

Otherwise

 

I got out of bed on two strong legs.

It might have been otherwise.

 

I ate cereal, sweet milk,

ripe, flawless peach.

It might have been otherwise.

 

I took the dog uphill to the birch wood.

All morning I did the work I love.

At noon I lay down with my mate.

It might have been otherwise.

 

We ate dinner together

at a table with silver candlesticks.

It might have been otherwise.

 

I slept in a bed in a room

with paintings on the walls,

and planned another day just like this day.

But one day, I know,

it will be other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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