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제작소(3화)

성주 문무왕(文武王)

by MRYOUN 미스터윤

석재는 40분 정도를 걸어갔을까,...


혼잣말로 말했다 "어, 여기가 어디지?", "분명히 태식이가 집에서 저잣거리로 500보 계속 앞으로 걸어가라고 했고 그 후에는 우측으로도 500보, 다시 좌측으로 500보, 그리고 또다시 우측으로 500보.... 초가집이 한채 보일 것이고, 그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누군가 자신에게 일감을 전해주러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멀뚱히 서있을 때, 누군가 갑자기 뒤에서 석재의 머리에 검은 천으로 덮어버리고 무릎을 꿇도록 제압읋 해온 것이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이라서 석재는 저항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것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서 석재는 자신이 어디로 끌려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10분 정도가 지났을 때부터 뭔가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 나무와 나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여인네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신의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를 치게 된 것이다.


석재는 크게 외치며, 말했다. "아이고,... 아이고 아파...", "살려주시오, 살려주시오... 목숨만 좀 살려주시오...", 누군가 웃으면서 말한다. "으하하하,... 이 놈 목소리 한 번 크구나...", "만약 내가 네 목숨을 살려주면 내게 무엇을 하겠느냐?"


석재는 팔다리가 모두 묶인 채로 앞이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석재 겁에 질려서 아무 말이나 뱉어서 이 순간을 모면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이고, 소인은 무조건 시켜만 주시면 뭐든지 다 하겠으니,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좀 전에 들렸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래, 내 한번 믿어보도록 하지,...", "팔보야! 저 놈 풀어주어라..."


팔보는 곧바로 명령에 따라서 석재 풀어주었다. 그리고 눈을 가린 검은 보자기도 벗겨주었다.


눈이 갑자기 밝아져서 침침하였고 앞이 잘 보이지 않다가 천천히 주위의 형채가 보이기 시작했다.


석재는 자신을 풀어준 팔보를 쳐다보았다. 7척은 되어 보이는 큰 장신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좌측에는 그보다 키가 작은 남자 두 명이 서있었다. 그리고 왼쪽에는 수십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웃으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놈아, 이제 정신이 좀 들겠느냐?, 내가 이곳의 성주이다."


석재는 놀랐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뭐 이곳의 성주? 아니 여기는 그냥 산이었는데, 무슨 성주라니... 성곽도 아닌데,...'라고 생각한 것이다.


성주는 이어서 말을 했다. "나는 이곳 성주인 문무왕이니라..."

석재는 대답했다. "네? 문무왕 이요? 그러면 왕이신 가요? 그럼 여기가 궁인가요?"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성주도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다시 말을 했다. "그래 맞다. 내가 이 궁의 왕이다"


문무왕(文武王)의 호칭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고종은 왕손(王孫)이 미국에서 귀국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였고 다시 그는 미국에서 지내다가 1907년 국내로 들어와서 문관, 무관 그리고 민간인들로 대략 200여 명을 비밀리 소집하여 '정미의병' 봉기를 독려하는 연설을 했었다. 그 당시 '정미의병'의 대장을 맡았던 자는 바로 이곳에서 문관과 무관들을 모아서 새로운 나라를 위해 준비하던 사람들을 대표하여 '문무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 1907년(정미년)에 일어난 '정미의병'은 군대해산과 고종의 강제 퇴위에 반발하여 전국적으로 일어난 의병활동으로서 7월 이후에는 강원도 북부 산악지대에서 항일의병이 크게 일어났다.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지역을 활용하여 주로 야간과 새벽에 기습전을 펼쳐 일제에 타격을 주었다. //


문무왕이라 불리던 자는 식견이 넓었으며, 어느 무인들과의 싸움에서도 져본 적이 없는 용맹한 자였다.


대한제국 시기를 보내면서 왕손이 가장 믿고 있었던 자로서 왕손의 지시를 따르며, 자신의 식솔들을 잘 다스려왔다. 문무왕(文武王)이라는 자는 왕손이 미국에 있을 때에도 전국 각지에서 나라를 걱정하던 자들을 비밀리에 모으기 시작했고, 그들을 하나로 결속하기 위하여 곡식을 나눠주었으며, 스스로 자급자족이 될 수 있도록 농업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곡식을 거둘 때에는 모두가 공평하게 나누고 열심히 일한 자들에게는 그에 따른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도둑질이나 싸움을 일으킨 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벌을 주게 함으로 제도를 만들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성주로서 그는 불려지게 되었다.


문무왕이 석재에게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이 산까지 왔다가 잡혔느냐?"


석재가 대답했다. "문무왕 님, 저는 어제 제 오랜 벗에게 저의 집으로부터 저잣거리로 500보 계속 앞으로 걸어가라고 했고 그 후에는 우측으로도 500보, 다시 좌측으로 500보, 그리고 또다시 우측으로 500보.... 이렇게 알려줘서 제가 이 산기슭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문무왕이 다시 물어보았다. "그 벗이라는 자가 너보다 키가 컸느냐? 아니면 작았느냐...?"

석재는 대답했다. "제 벗은 저보다 한자가 작은 자이옵니다."


문무왕이 말했다. "네가 걸어간 보폭과 너의 벗이 걸어갈 때의 보폭이 같겠느냐?"

석재는 대답했다. "아닙니다. 제가 다리가 길어서 오히려 적게 걸어도 많은 거리를 갈 수 있습니다."


문무왕은 다시 말했다. "네가 이상하게 여기는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느니라.", "네 벗이 걸어가는 보폭으로 걸어갔다면, 이 수왕산 기슭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초가집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것이다.", "어찌 뱁새가 황새와 거리를 똑같이 걸어갈 수 있겠느냐..."


문무왕이 석재에게 지혜롭게 답을 한 것을 듣고 있던 그곳에 모인 많은 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성주님 현명하시군요." 석재는 순간 자신이 엉뚱한 곳에 와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거인 팔보가 말했다. "성주님, 이 놈을 어떻게 박살 내 버릴까요?", 석재는 그 순간 겁부터 나기 시작했다.

문무왕은 말했다. "내가 보아하니, 녀석은 자신의 우둔함으로 인하여 수왕산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그냥 살려두되, 저기 옥에 가둬 두어라." 그렇게 말하고 문무왕을 다시 뒤를 돌아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에 석재는 황급히 말했다. "임금님,... 아니 대왕님... 아니 문무왕 나리... 저를 가두다니요? 저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하루하루 끼니를 때우고 살아가는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무왕이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그리고 다시 석재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심부름꾼? 그러냐? 그럼 네가 그동안 어떤 심부름을 해왔으며, 오늘은 또 어떤 심부름을 하려고 했는지 한번 읊어 보아라. 내가 들어보고 너를 옥에 넣을지 말지를 결정하겠다."


석재는 순간 고민이 되었다. 자신이 과거부터 심부름했던 것을 어떻게 전부 기억을 할지도 모르겠으나, 심부름을 시켰던 자들이 누구였는지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살고는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말했다.


"임금님,... 아니 저 문무왕 님, 제가 어릴 때부터 심부름을 하기는 했으나,... 그러니까 좀 수상하고 이상했던 몇 가지 심부름이 있는데, 그것을 말해드리면, 저를 좀 풀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문무왕이 말했다. "서두가 길다... 썩 어서 말해 보거라!"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 제작소(제4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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