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제작소(4화)

여인의 임무

by MRYOUN 미스터윤

석재가 대답했다. "실은 제가 열흘 전에 읍내에 들렸다가 저의 이름을 부르길래 평소처럼 제게 심부름을 맡기려고 하는 줄로 알고서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따라갔습니다.", "날이 좀 어두 었기 때문에 부른 자의 생김새나 옷차림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가 제게 다섯 전의 은화를 주겠다고 하면서 심부름을 시킨 것이 있었는데,..."


팔보가 옆에서 말했다. "이놈... 살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면 저 옥에 갇히는 정도가 아니라 이 자리에서 목을 베어 버릴 것이다.", 석재는 목을 베어낸다는 말에 너무 끔찍한 나머지 무릎을 꿇고 다시 말했다.


"문무왕 님, 제 말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심부름은 바로 군인 제복을 입고 일본말을 하는 자는 그 누구든지 한 명을 사로잡아 놓고 그를 잡아 둔 곳의 위치를 말하면 자신이 은화 다섯 전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문무왕은 말했다. "참 특이한 심부름이로구나,...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


석재가 대답했다. "은화 다섯 전이면 초가집도 열 채는 살 수 있는 돈이었기 때문에 그자의 심부름을 안 한다는 것은 제게 있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3일 동안 밤 시간에 나와서 군인 제복을 한 일본말을 하고 있는 자를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군인 제복을 입고 술에 취해서 웬 여인에게 일본말로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껴안고 가는 자가 보여서, 바로 제가 들고 있던 절구 방망이로 마구 쳤습니다."


문무왕은 말했다. "그럼 그 자를 잡은 것이냐?"


석재는 대답했다. "그날 너무 어두운 나머지 제복 입은 자를 뒷 통수를 치고 나서 기절을 시킨 후에 엉덩이를 마구 때렸는데, 그 자가 갑자기 '빠가야로'라는 말을 하면서 총을 꺼내서 저를 죽이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에 마침 옆에 있던 여인이 자신의 은장도를 꺼내서 그 제복 입은 자의 허벅지를 찔러서 다행히 저는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이 그 남자의 급소를 두 차례 더 찔러서 결국 그 자는 끝내 죽였습니다."


문무왕은 다시 석재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그 여인을 보았느냐?"

석재는 대답했다. "문무왕 님, 꼭 저를 풀어주신다고 약조를 해 주시면..."


팔보가 말했다. "이 놈이, 어느 안전이라고 성주님에게 조건을 내놓느냐?, 죽고 싶으냐?"


석재는 대답했다. "아,... 그 여인이 저도 죽이려고 은장도의 칼을 갑자기 들이대어서 죽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일어난 일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야 한다고 했고, 그렇지 않으면 이 남자처럼 죽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자정까지 종이에 적은 곳으로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문무왕은 말했다. "그럼 너는 그 여인과 약속한 비밀을 결국 이곳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말한 것이 되었으니, 여기서 죽지 않아도 그 여인에게 언젠가 발견되면 죽게 될 것으로 보여지 않느냐?"


석재는 말했다. "흐,... 저도 그렇게 되겠군요... 결국 저잣거리에서 그 일본 군인처럼 죽게 될 것이네요."


문무왕은 말했다. "어차피 여기서 죽으나, 그 여인에게서 죽으나 죽을 목숨일 텐데, 그 여인이 너에게 알려준 곳이 어디인지 말해 보아라."


석재는 대답했다. "그 여인이 제게 준 종이에 적힌 것은 수왕산이었습니다."


문무왕은 다시 말했다. "그래 그 '수왕산'이라는 곳은 가본 것이냐?"


석재는 대답했다. "다음 날 제가 아는 지인들에게 '수왕산'이라는 곳을 아는지 물어보았으나, 결국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 '수왕산'이라는 지명은 없는 곳이었다. 더군다나 '문무왕'이라는 불린 성주라는 자가 자신의 식솔과 함께 살아가게 된 '수왕산'은 원래 '천봉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곰과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아무도 이 산에 오지 않으려고 했으며, 실종된 인원들이 매년 수 백 명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수왕산(守王山)의 뜻은 '왕(임금)을 지켜내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대한제국의 왕손을 지켜내기 위해서 성주인 문무왕을 비롯하여 비밀조직원들이 '수왕산'에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석재가 잡혀있는 바로 이곳이 '수왕산'이었던 것이다.


나라를 침략했던 오랑캐 놈들이 '수왕산'에 들어왔다가 선조들을 대신한 호랑이와 곰에게 잡혀서 순식간에 놈들의 사지가 짓밟히고 뜯겨버려서 조용히 사라지게 된 곳으로 조선의 백성들이 은신처로 사용되거나 전란의 도피처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 소설을 위해 작가가 만든 가상의 장소임)


문무왕이 다시 석재에게 "그래, 네 녀석이 그동안 말하기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구나. 암튼 너는 곧 죽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고 나서 팔보에게 옥에 가둬두라고 말했다.


문무왕이 자신의 거쳐인 흙벽으로 된 집으로 걸어가는 중에 한 여인이 문무왕에게 말했다. "성주, 저 자를 어떻게 하시려고 하는지요?", 문무왕은 말했다. "네가 일본인 장교를 죽인 것을 비밀로 하라고 했는데, 저자의 입이 날아다니는 먼지보다 가벼워서 어찌하겠느냐?", "일단 가둬두고 좀 지켜보자꾸나... 본성은 착한 놈인 것은 맞는 것 같으니, 며칠 감시해 보고 결정하자"


문무왕은 이어서 여인에게 말했다. "그런데 옥희야, 저 자에게 수왕산으로 오라고 했던 이유가 있었느냐?"


그 여인의 이름은 '정옥희'라는 인물이었다. 정옥희는 문무왕에게 대답했다. "저 자는 비록 우둔해 보이지만 은 5전에 저희 결사대원의 심부름을 받아서 일본 군인을 있는 힘으로 제압을 했었습니다. 비록 일본군 부대의 우두머리와 간부를 모조리 소탕할 계획을 무산시킬 수도 있었습니다만,...", "만약 저 자가 이곳의 비밀 이름인 '수왕산'의 존재를 알고 찾아온다면 저는 그에게 새로운 심부름, 즉 임무를 하나 맡겨볼 생각이었습니다."


문무왕은 옥희에게 말했다. "옥히야, 난 네가 지금의 위험한 일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난 네가 악보 만드는 일에만 참여했으면 하는데,..." 옥희는 대답했다. "성주, 그렇지만...",


문무왕이 다시 말을 했다. "옥희 네가 저 석재라는 놈과 저잣거리에서 지난번 일본인 장교를 죽인 일로 인하여 현재 그 죽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도 항상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옥희가 대답했다. "그때 일본인의 시신은 수거하여 저희가 여기로 갖고 오지 않았습니까?"


문무왕이 말했다. "그 자의 시신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그자의 것으로 보이는 물품 몇 가지가 떨어졌고, 그것을 친일 매국노들 중 한 명이 발견해서 일본 군인들이 있는 곳에 가져갔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지금 저잣거리에서 일하는 자들을 상대로 그의 행방을 찾는 중이라고 한다."


문무왕은 그렇게 옥희에게 말을 하고 흙벽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연재소설 '악보 제작소(5화)'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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