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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그려진 사랑(4화)

빈 국립음대

by MRYOUN 미스터윤

공연장에서 돌아오는 내내 지혜의 머릿속에서 2년 전 만남과 2년 후 공연 리허설 진행하던 연습실에서 보였던 남자, Brian Gong(공현수)의 기억이 자꾸 떠올랐다. 그러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를 길거리에서 만난 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감사의 표시라도 할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컸다.


벌써 시간은 저녁이 되었고, 다시 자전거를 세워뒀던 곳으로 걸어가기를 30분 정도... 이미 빵집도 6시가 되니 손님이 없는터라 문을 닫고 있는 중이었다. 가게 문을 닫으려던 빵집 사장은 지혜를 보게 되었고, 지혜한테 "(독일어로),.. 지혜, 하이~, 무슨 일 있어?"라고 묻자, '아니에요(독일어로),...'라고 웃으면서 대답하면서도, 오늘 일어난 일들이 지난 2년간 시간의 하나의 연결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혜는 자전거용 헬멧을 쓰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집안에는 오래된 낡은 업라이트 형태의 피아노가 한편에 있었고, 그 낡은 피아노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파노라마같이 스쳐 지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서 거실에서 아침 요기라도 하려고 빵, 계란을 찾는다. 그러면서 집 내부의 여기저기의 모습들을 비춰준다.)


건물 주인이 3층에 살고 2층에서 유학시절부터 지내고 있는 이곳 집에서 생활하면서 지난 2년간 악착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세입자로 지내면서 매월 꼬박꼬박 집세를 내면서 살고 있었다. 집 안에 있는 것이라고는 작은 냉장고, 토스터기, 그리고 책상, 그리고 낡은 피아노가 전부이다. 각종 콩쿠르에서 받았던 트로피와 상장 몇 개가 방 한편에 놓여 있었고, 그동안 연주를 위해서 사용한 악보,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CD앨범들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창문 옆에는 작은 화분이 몇 개 놓여 있었고, 매년 콩쿠르 소식지가 책상 위에 쌓여 있다.

혹시 누군가에게 전화라도 연락이 왔을까 싶어서, 녹음된 전화버튼을 눌려봤고, 역시나 유학시절을 보내면서 친하게 지냈던 지혜 친구의 메시지 정도가 남아있었다.


친구가 연락해 온 메시지에는 '(독일어로),... 안녕 Jinna(지혜이름)~, 내 친구,,.. sujan (나 수잔이야)....(계속 독일어로) 혹시 아르바이트 비용이 좀 높은 카페에서 연주하는 곳인데,... 해볼 의향이 있어??? 혹시 생각 있으면, 연락 줘,,,, 그리고 자주 만나자... ]


지혜는 "오전에 학교 피아노 연습실에 가봐야 해서, 이따가 전화해 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 준비된 빵에 쨈을 바르고, 우유와 계란을 테이블에 놓은 후, 어제 공연장에 갔을 때, 만났던 일들이 잠시 생각나면서,... 웃음을 짓고, 아침을 먹는다...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한 후, 옷을 챙겨 입고 연주곡이 있는 책들을 가방에 넣은 후, 집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근처 지하철(Metro) 역까지 이동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는 자전거를 세우고 고정을 위해서 잠가둔 후, 지하철을 타고 다시 세 정거장을 지나서 연습실이 있는 지하철역에 내렸다. 걸어서 10분 정도를 가면, 학교가 나왔다. 이곳이 그 유명한 "빈 국립 음악대학"이다.


지혜가 석사과정을 위해 2년 전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옮겨와서 다시 입학 준비를 하면서, 합격하고 1년 전 입학한 곳이 바로 이곳 비엔나 국립음대인 것이다. 그녀는 1년 전에 석사과정을 들어가기 위해서 쇼팽 에튀드 곡 <겨울바람>을 연주하였으며, 2위 성적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지혜가 연주하는 장면,... 그리도 감격스러운지...) 그렇다. 이곳 국립음대의 TO(입학정원 할당 인원수)는 적은 관계로 지혜는 1년간 준비를 하고 지원해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벌써 2년째로 접어들어서 학교 수업과 병행하여 실기연습을 위해서 역까지는 자전거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학교로 등교하고 있었다. 시간이 여유 있을 때에는 자전거를 사용하여 교통비까지 절약하고 있었다.


피아노 연습을 위해서 실기연습실 2층으로 올라갔다. 그랜드 피아노에 앉은 지혜는 최근에 연습하고 있는 리스트의 곡 <녹턴>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베토벤 ‘열정 소나타’ 곡도 연습을 해 나갔다. 연주 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누군가가 지혜가 있는 연습실로 조용히 다가갔다.


연습실 문을 열리자마자,.. Hi, Jinna~...(독일어로)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데,? 내 전화도 안 받고 집 전화를 했는데, 연락을 왜 안 한 거야?” (바로 지혜의 친구 Sujan이다. 전화기 녹음된 메시지의 주인공이다.)


지혜는 연습하던 중에 멈추고 수잔을 보면서,.. “미안(독일어)... 내가 그동안 좀 바빴거든...”,

그러고 나서 수잔은 지혜한테 묻는다... “너 또 음악협회 건물 갔었지?”, “안 봐도 뻔해... “,

”그 건물 가는 것으로 콩쿠르 성적 준다고 하면, 네가 1등일 거야... “


지혜(Jinna)는 다시 수잔(Sujan)에게 대답했다 ”그래, 1등 하고 싶어서 갔다... 왜? 웃음을 지으면서... ㅎ“, ”그런데 그곳에 가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하고 좋아... 다양한 연주자들의 공연도 들을 수 있고 “...


수잔은 지혜에게,...”아, 그런데,.. 내가 물어본 카페에서 잠시 연주해 줄 연주자 구하는 거... 생각해봤어?,... 얼른 답변 줘야 해... “, 지혜는 수잔에게 ”그래, 내가 할게... 그런데 주소가 어딘지 알려줘... “ 수잔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 너한테 문자로 보내줄게... “,


지혜는 수잔한테, ”나 지금 휴대폰 사용할 수 없어서,... 그냥 메모에 적어줘. 아니다... 내 여기 악보에 적어줘... 그럼 내가 그거보고 찾아가지 뭐... “ , 수잔은...”너 휴대폰 어디 있는데? 분실한 거야?, 그래서 그동안 내가 연락해도 못 받았구나... “ , 지혜가 대답했다 ”암튼, 휴대폰은 당분간 연락할 수 없으니, 나한테 연락하려면, 집으로 전화해서 메시지 남겨줘... “,


수잔 ” 그래 알았다 알았어... 내가 여기 적었으니, 꼭 찾아가... 오늘 오후라도 들려보고... “


지혜는 수잔에게 ”고맙다고 얘기하고, 연습실에서 나와, 그동안 교수님을 만나러 이동하였다.


--> 연재소설 '제5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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