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wing at My Own Speed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피향보다 먼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소망은 조용히 구석 자리에 앉아 노트를 펼쳤다. 상담노트가 아니라, 이젠 자신이 운영하는 작은 프로그램 기획 노트였다.
‘청소년을 위한 감정 워크숍’ 이번 달 주제는 ‘마음의 속도’였다.
매달 다른 주제로 열리는 이 소규모 모임은, 생각보다 꾸준히 아이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메일을 확인하고, 참여 신청서를 하나씩 열어보았다. 이름, 나이, 사연. 그 안엔 예전의 소망과 닮은 문장들이 있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말이 잘 안 나와요.
답을 알 것 같은데, 손을 못 들겠어요.
사람들 앞에 서면, 내가 작아져요.
소망은 그 말들을 읽고 하나하나 작은 메모를 남겼다.
말보다 감각이 빠른 당신일 수도 있어요.
그건 느린 게 아니라, 다르게 반응하는 거예요.
당신은, 작지 않아요.
오후 늦게, 워크숍에 참가했던 한 학생이 카페 근처까지 왔다며 인사를 하러 들렀다.
열일곱 살의 작은 아이는 다소 긴장한 얼굴로 의자에 앉았다.
“선생님… 저, 예전에 학교에서 말 안 했던 거 기억나요? 여기선… 그냥 말이 나와요.”
소망은 조용히 웃었다. 아이의 말투가 자신을 닮아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지금도 말이 빠르진 않아. 근데 그게 나인 거야. 그걸 안 바꾸려고 했더니… 더 잘 들리더라, 다른 사람들 마음이.”
아이의 눈이 반짝했다. 소망은 그 눈을 오래 바라봤다.
카페 문이 닫히고, 조용한 저녁이 찾아왔다. 창밖엔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
소망은 작은 공책을 꺼내 그날의 느낌을 한 줄로 남겼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자란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영어로 한 줄 더 적었다.
‘We grow at our own pace.’
소망은 펜을 내려놓고, 잠시 눈을 감았다. 고요한 숨이 공간에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