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경력 쌓고 싶지 않으려면?
단순히 반복 경험을 쌓는 것만으로는 실력 향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차와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300개가 넘는PM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검토 중인데요. 10년차보다 5년차 실력이 더 낫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폭넓고 다양하게 퀄리티 높은 경험을 했는지입니다.<함께 자라기>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경력은 이 사람이 초급인지 아닌지 정보만 기대할 수 있다"
"신입과 3년 차는 실력 차이가 날 수 있지만, 3년 차와 10년 차의 실력 차이는 없을 수 있다."
즉, 최소한의 경험치만 있으면 경력과 실제 업무 성과간 상관성이 낮다 뜻입니다. 경험이 많아도 물경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무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서비스를 단순히 공장처럼 찍어내리듯 많이 만들어본다고 실력이 늘까요? 아닙니다.
<함께 자라기>에서는 칫솔질을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하는 칫솔질의 달인이 되어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빨은 썩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칫솔질의 달인이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와 주기적인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건강검진 때,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해서 이가 마모되었고, 신경 치료까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만약 그 전에 적절한 피드백을 받았다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필수로하는 건겅검진이 아니였다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복 경험으로 진정한 실력을 쌓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1) 실력을 개선하려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2) 적절한 시기에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3) 본인의 한계보다 조금 더 어려운 퀄리티 높은 경험을 도전해야 실력을 쌓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중 2)피드백의 관해 적용 사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2주마다 PM리더와 1on1 미팅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이 미팅에서는 아래 내용을 미리 정리하여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 지금 가진 고민이 무엇인지,
-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은지,
- 내가 어떤 부분을 잘하고 있는지,
-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더 효율적으로 해결방법이 있는지 등
제 3자의 시각에서 지금 나의 단계와 보완해야할 점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논의함으로써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피드백 없이 혼자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 시간도 지체되고 실력을 쌓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없는 회사라면, 본인보다 경험이 풍부한 사수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볼 것 같습니다. 실제도 이전 회사는 이런 문화가 없어 아래처럼 실천했습니다.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때 "지금 제가 부족한 게 무엇인지? 저는 어떤 강점이 있는 사람인지? 어떤 역량을 집중해서 키워야 할지"여쭤봤습니다. 그럼 사수님께서 진지하게 고민을 공유하면 '열심히 하려는 친구구나.'라고 생각하고, 이후 좋은 경험이 생길떄 우선적으로 배정해줄 가능성이 커집니다.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4학년 선배들을 만나면 "선배님, 2년 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 같아요?"라고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tmi. 독서라고 강력히 말해주셨지만, 그때 이 말을 안 들어서 사회 시작 후 제 생각을 글로 전달할 수 없는 경험도 있죠.)
우리 팀은 주기적으로 최소 1달에 1번 회고 시간을 가집니다. 입사 초기에는 서비스 출시 후 회고했지만 주기가 길어지면서 현재는 3주-4주에 한 번씩 합니다. 회고할 내용이 많지 않더라도, 주기적인 회고 시간은 팀원들에게 발언할 기회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회고가 끝나면 항상 액션 아이템을 정리하고, 다음 회고 시작 때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살펴보는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반복적인 피드백 과정은 업무의 만족도 및 생산성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상호간 피드백하는 문화를 통해 다 같이 실력이 쌓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잠깐 팀 회고 방식을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회고 첫 시작은 지난 회고 때 나온 액션아이템을 다 같이 돌아보고 몇 개나 개선이 되었는지 살펴봅니다. 개선이 안되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논의도 하죠.
2) 잘한 점, 아쉬운 점, 배운 점, 시도할 것들을 카테고리화하여 논의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쉬운 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쓰는 것을 권장하고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팀원들이랑 같이 논의합니다.
3) 회고에서 나온 액션아이템을 정리해서 즉각 공유합니다. 다음 회고 때까지 개선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얼마 전에는 "기획 변경 사항이 문서화되었으면 좋겠다"는 팀원에게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기획 내용이나 변경사항은 구두 논의와 슬랙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고 히스토리 찾는데만 시간이 오래 소요됩니다. 개발자에게 기획 내용을 물어보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 기획은 네가 해놓고 왜 개발자한테 물어봐? 짤이 생각나네요)
그래서 하반기 저의 액션 아이템은 아무리 사소한 기획 변경이라도 문서에 업데이트하는 게 목표이고, 고쳐지지 않으면 회고 때마다 피드백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요청사항을 꼭 지키려고 기획서 맨 앞장에 목표까지 적어두었습니다.
실력 향상을 위해 1) 동기, 2) 주기적인 피드백, 3) 챌린지 한 경험 중 피드백의 중요성과 적용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연차가 계속 쌓이면서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감은 커졌지만,.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나씩 개선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직장 생활에서 겪는 고민과 해결 과정,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를 계속해서 공유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