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다니면 다들 부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직장인들보다 고소득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소득차가 많이 벌어지기도 한다. 고소득을 벌면 대단히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저소득인 사람들보다 조금 덜 고민할 뿐이다.
조금 더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조금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소비의 규모가 더 커진다. 이렇게 삶의 질은 조금 높아질 수는 있어도 한계는 분명히 정해져 있다. 대기업이 진짜 좋은 이유는 바로 신용이다.
대기업을 들어간 순간부터 대기업이 나의 신용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은 연봉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대출이 비교적 쉽게 나온다. 호기롭게 준비 없이 나간 대기업 회사원들이 제일 막막해지는 순간은 무엇일까?
많은 것이 불편해지겠지만, 제일 큰 문제는 담보할 신용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대기업에 있을 때 남들보다 많은 현금흐름(월급)을 이용한다면 부의 추월차선을 빨리 탈 수 있다. 하루빨리 방법을 깨닫고, 대단한 부자가 되는 욕심만 아니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월급이 100인 사람이 200,300으로 늘리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대기업의 시작은 남들보다 더 많은 금액의 현금흐름을 보장받고 시작한다. 그래서 일반 직장보다는 조금 유리한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다.
대기업이란 신용이 자신을 담보해 줄 때 돈을 악착같이 모으고, 자신의 월급이 현금흐름이 되어줄 때를 이용해서 재테크를 시작해야 초라한 은퇴를 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보통은 사회 초년생이 대기업에 들어가면 미래의 수익을 당겨서 차부터 산다.
이것은 남들보다 연봉이 높다 할지라도 부를 멀리하는 일이 된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보단 소득이 높을수록 재테크에 확실히 더 관심이 많긴 하지만 의외로 대기업을 다니며 부동산이나 재테크에 상당히 무지하고, 보수적인 사람도 많다.
보통은 승진하는데 더 노력하고, 어떻게 하면 고과를 더 잘 받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당연히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나 그것밖에 모를때가 문제다. 부동산 가격이 한참 오르면 그제서야 관심을 가진다.
회사라는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나와야 한다. 대기업이 주는 안정감은 회사를 다닐 때까지만이다. 그러다 은퇴가 가시적으로 느껴질 때 무엇을 하며 먹고살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뿐이다.
임원이 돼도 계약직이라 불안한 건 매한가지, 다른 곳에 취직한다 해도 연봉은 하향곡선을 탈 수밖에 없다. 물론,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이 내려 준다고 할 정도로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명예로운 일로 여겨진다.
사실 임원 정도로만 은퇴하면 다른 사람이 걱정할 위치는 아니다. 다만, 그 희박한 가능성을 뚫기위해 내 한평생을 받쳐야 하는데 임원이 될 수 있을지 보장된게 없다는게 문제일 뿐. 그래도 대기업에서 은퇴를 맞이할 정도라면 자산은 꽤 모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은퇴 전 현금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삶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보통은 더 빨리 퇴사한다. 나는 예전부터 신랑에게 은퇴를 잘하는 방법의 유투브도 보내주고, 늘 언제든지 회사는 나와야 한다는걸 세뇌시킨다.
현재의 위치가 영원할거라 착각하지 말라고 한다. 누가보면 정신 나간 와이프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신랑은 무지 잘나가는 직원이라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시점이 오히려 회사에 매몰 될 거라는 것을 알기에 계속 자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회사는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날 끝까지 책임져 주는 곳이 아니다. 회사가 날 이용할 때 나 역시도 직원의 입장이 아니라 오너로서의 눈으로 회사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회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은퇴 후 사업을 준비하면 과연 잘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회사에서 그 정도면 최소한 직책이 많이 높은 상태에서 나올 것이다. 본인 밑으로 후배들이 엄청 많을 것이며, 갑의 입장에서 업체를 대했고, 모두 자기를 떠받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무리에서 벗어난 순간 그 모든 것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더 이상 나를 떠받들어줄 부하 직원도 없고, 내말 한마디면 바로바로 실행할 업체도 없다. 은퇴 후 사업에 성공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위와 명예를 누리다가 늦은 나이에 자영업을 시작한다 해도 기존의 내 모습과 현실의 괴리감이 크니 받아 들이기가 힘들다.
"대기업 VS 사업가"
내가 본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은 정말 어린 나이 때부터, 다른 사람들이 한참 회사에 충성할 나이 시기부터 창업을 시작했다. 집안에서 물려받아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망하기도 하고, 고생도 많이 해보며 경험이 충분히 쌓인 후 남들이 회사에서 정년을 한참 고민할 시기에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사업에 성공하기까지 무시도 많이 받고, 확신 없는 시간에 죽을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야만 가능하다. 그렇게 키운 회사는 어느덧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가며 자유의 시간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만약, 회사를 키우고 더 성공한다면 동종 업계에서 정상(頂上)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는 대부분 대기업의 취직을 성공으로 봐주고 부러워한다. 사업가는 겉으로 드러난 성공이 있을 때까지는 남들이 알아봐 주지도, 정상(正常)으로 바라봐 주지도 않지만 대기업을 다니면 대기업 자체가 자기 신분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내가 느낀 대기업 월급쟁이와 사업가는 수익을 내는 시기와 삶이 정 반대 방향의 구조였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이라는 것은 겉으로는 달라 보여도 근본적으로는 한 달 현금흐름을 얼마를 낼 수 있냐의 싸움이다. 사업은 시작하는 나이가 빠르면 빠를수록 부자가 될 확률이 올라간다.그만큼 시행착오의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급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업은 한계가 없다는 게 다른 점일 뿐이다. 회사원은 수익구조가 이미 정해져 있고, 사업가는 내가 생산자가 되기 때문에 수익구조의 한계가 없다.
다른 말로 하자면, 누가 위험의 부담을 갖느냐의 차이가있다. 하지만 위험을 갖는 사업가의 길은 대부분의 부모로서 원치 않는 길이다. 안정된 길을 바라고, 대기업, 의사, 변호사라도 되면 자식이 성공한 것 마냥 빨리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남들 눈에 성공한 자식이 주변의 눈과 기대감에 부모는 계속 무언가를 해주지 않으면 섭섭해한다. 그래서 돈을 한참 모아야 할 시기에 이래저래 체면 차리느냐고 돈을 못 모으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정상(正常)으로 살 것인가, 정상(頂上)으로 갈 것인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것은 분명 대기업,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정상(正常)이라 배웠고, 그렇게 되면 크게 성공한다고 했는데, 왜 현실에서는 그 사람들이 정상(頂上)에 별로 없는 것일까...
누구나 사업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평생 남의 일만 해준 사람들이 안정적인 선택을 한 댓가가 그리 달콤해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안정적인 일은 대부분 내 몸이 자산이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벌 수 없다.
그래서 몸이 늙을수록 더 불안해 진다. 자식에게 부의 대물림은 못 주더라도 가난의 대물림은 주고 싶지 않은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일거다. 하지만 내가 본 가난의 대물림은 돈이 아니라 평생 안정을 선택하는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