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 D-10
운무(雲霧)를 아시나요?
운무란 구름과 안개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대개 산악 지대, 습한 기후, 기압 변화가 심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산 위에 있고, 주위에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봄, 여름철 새벽에 아파트 단지를 뛰다 보면 운무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새벽과 이른 아침에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아, 안개와 구름이 쉽게 생성되기 때문이다.
산골짜기를 타고 구름과 안개가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산신령이 나타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만히 서서 바라보면 운무의 움직임이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부드럽고, 막힘없이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평지에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온 뒤, 가장 신기했던 장면이 이 것이다.
심지어 이사 온 후 몇 년 동안은 운무의 존재를 몰랐다. 왜냐면 그 새벽시간에 아침에 나올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새벽 운동을 시작하면서 보게 된 장면이다.
운무는 아침 운동의 선물 같다.
운무가 나타나는 날에는 달리기도 잠시 멈추고 구름과 안개가 흘러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이 나에게는 명상 시간이다.
시간이 지나 기온이 오르면 이 운무도 곧 사라질 것이다.
그전에 살던 곳은 평지였고, 주위를 둘러봐도 산이 보이지 않는 동네였다.
평지에서 살다 산 위에 있는 아파트로 오니 불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새벽 러닝 때 이 운무를 본 후로는 이 동네 애착이 생겼다.
산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지금이 가장 푸릇푸릇하고 예쁜 초록색들을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주말에는 하천을 따라 달리고.
주중에는 아파트 단지를 달린다.
5월 중순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공복으로 달리면 뱃살이 빠질 줄 알았다.
하지만 식이 조절을 하지 않으니 내 몸은 변화가 없었다.
오늘로 정제탄수화물, 과당 끊기가 3주가 되었다.
처음보다 훨씬 덜 힘들다.
왜냐하면 모든 유혹에서 나를 떨어트려놨기 때문이다.
집에 과자와 빵도 다 치웠고 약속도 잡지 않고 외식도 하지 않고 집밥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밀가루 대신 메밀면이나 두부우무면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과당은 과일에서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내 몸은 한 번 나쁘게 먹었다고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지금의 상태는 몇 년에 쌓인 습관과 선택의 결과이다.
40년 가까이 쌓인 것이라면 쉽게 변하는 않는 것도 당연한 거라고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오늘이 변하기 가장 쉬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쉬울까? 아니, 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