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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Oct 27. 2020

조지 에즈라의 'BUDAPEST'& 나의 ‘부다페스트’

음악 & 부다페스트



오랜만에 택시를 탔다.

약속에 늦을 거 같았고, 늦는 게 싫었다.

마침 날씨도 꾸물거렸다. 그다지 이 날씨를 마주하며 버스랑 트램을 갈아타는 과정도 안 내켰다.

여러모로 핑계대기 딱 좋다.



부다페스트는 물가에 비해 택시비는 기똥차게 비싸다.

일을 할 땐 줄기차게 탔던 택시가 지금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남아도는 것이 시간인데..) 그래도 오늘만큼은 주저하질 않았다.



헝가리 택시 : Bolt taxi



뉴욕의 옐로우 택시가 연상되는 부다페스트의 택시.

아날로그 감성이 만연한 헝가리에서 택시 어플(Bolt, Fötaxi Budapest 등)이 생겨났을 때, 그리고 그걸 처음 사용했을 때 꽤나 생소한 문물을 접한 원시인 같이 신나 했었다.


이곳에선 그렇다. 세련되고 빠른 것. 그런 것들이 어색하다.


(우리나라의 카카오 택시나 이미 한국에 퍼져있는 편리한 어플 등을 많이 이용해 보지 못한 나. 배달의 민족?으로 치킨 주문해보고 싶은 로망이 이따금씩 꿈틀댄다)

이 나라에도 소위 말해 '택시 요금 바가지 씌우기'란 게 있다.



1. 어리버리한 척, 관광객 느낌 내면 안 된다. (문제는 그런 느낌은 숨긴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란 것. 기사들의 여행자냐 현지인이냐를 구분하는 촉은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2. 웬만하면 짧게라도 헝가리어를 구사하며 인사를 건네고 목적지를 언급하는 것이 좋다. (요금 독박 쓸 바에야 번역기를 돌려 헝가리어 문장 5분이라도 암기하고 타는 것이 훨씬 이득. 귀찮은 감정만 잘 다스리면 된다)

3. 뭐라도 이 도시에 대해 잘 안다는 듯한 뉘앙스를 주기 위해 현란한 영어 문장을 구사해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난 헝가리어는 못하지만 이 나라에 잔뼈가 굵다, 라는 식의 이야기^^)



위에 세 가지를 못 하겠다면, 그냥 어플을 사용하자.

어플로 택시를 부르면 이용에 대한 값을 정확하게 치를 수 있다.



내가 애용하는 볼트 택시




택시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어느 나라를 가든 택시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더불어 기사랑 수다를 떠는 것에도 취미가 있다. 둘 다 흥미롭다.



주파수를 맞추는 손길로 택시 운전기사의 취향도 엿볼 수 있고, '이 나라는 방송의 흐름이 이렇구나..' 하며 알지 못하는 나라의 언어를 추측하며 듣는 그 시간도 즐겁다.

상당히 보편적이면서도 무엇보다 이국적인 각 나라의 라디오 방송.



언어나 문화가 달라도 라디오가 주는 전 세계 만국 공용의 공통된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방송 도입부나 음악 소개를 할 때의 dj의 특유의 말투 등이 그렇다.

‘라디오 문화의 세계 최초가 어디일까? 미국? 이런 주파수로 비롯된 문화 전파는 왜 생겨난 거지?’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호기심 어린 질문들이 내겐 일상 속 발견과 상상 운동이 되기도 한다.



'라디오 방송'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두 군데 있다.

‘호주와 인도’



내 첫 해외 생활지였던 '브리즈번(Brisbane)'.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아침마다 하나의 고정 프로그램을 정해놓고, 습관처럼 청취했다. 한창 듣고 공부하던 때가 가을 새벽이어서인지 찬바람이 스칠 때, 종종 브리즈번의 아침이 떠오르기도 한다. 매일의 하루를 열던 '나의 첫 외국 라디오 방송'이었다.



또 하나는 인도(우리 아빠가 계신 곳).

인도는 비교 불가의 나라이다. 이 나란 라디오 방송도 현란하다. 어느 분야에서나 독보적인 인도만의 색채가 있다. 살면서 인도만큼 종 잡을 수 없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인도의 어떤 것이든 한 줄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이 없다)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가 이곳저곳 채널을 돌린다. 겨냥하던 방송인지 그만의 세 자리 숫자에 손이 멈춘다.

노래 가사 중 'budapest~ 어쩌고' 하는 가사가 내 귀를 사로잡았다.

‘가만 보자. 이 음악?’ 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다. 1년도 더 된 옛날이다. 부다페스트의 또 다른 택시에서.

그땐 이 음악이 제목이 무엇인지, 가수가 누구인지 무심결에 흘려보냈다. 약속에 늦을까 봐 정신없다는 이유로.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다르다. 같은 음악이 변화된 때에 찾아왔다. 기사에게 묻는다.


"이 노래 제목이 뭐예요?"

"모르겠는데.. 외국 음악이라.."


'아, 맞다. 영어 가사네. 팝송인가?'


집에 와서 혹시나 하고 유튜브를 검색해본다.

키워드는 'Budapest', -



GEORGE EZRA 'BUDAPEST'



나왔다!

'George Ezra(조지 에즈라)'라의 제목은 'Budapest'



영국 가수의 곡이다. (나 빼고 이미 모두에게 잘 알려진 가수이자, 노래였다)

이 친구 음악을 쭉 둘러보니, 한눈에 공통된 그의 음악 결이 보인다. 많은 곡의 제목이 세계의 도시명이다.

'Barcelona', 'Blind man in Amsterdam'..

심지어 앨범명도 'Wanted on Voyage'

유튜브 댓글들을 보니 여행 욕구 불러일으키는 아이콘 격의 가수 같다. 그도 나처럼 여행 중독자인가.



'이 곡을 바르셀로나에서 듣고 있으니, 여행하는 기분이 난다. 부다페스트로 떠나고 싶다. 달리는 차 안에서 크게 틀어놓고 운전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등등의 코멘트가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여행을 떠나기 전 그 장소에 걸맞을 것이라 예상되는 음악들을 작정하고 장전해 가는 편이다.

나의 홀로 여행 중 가장 소중한 동반자 격인 '음악'은 없어선 안 될 짜릿한 여행 준비물이다.

여름 여행에 가장 적합한 김동률의 '여행'처럼 말이다.

청각적 효과를 자아내기에 가장 극대화된 방법 중 하나가 음악이 아닐까. 이탈리아 남부 여행 중 수도 없이 반복해서 들은 이 멜로디 덕분에 난 아직도 김동률의 목소리를 들으면 '나폴리’에서 파란 바다를 바라보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Budapest’라는 노래 제목 하나로,

부다페스트란 단어가 달랑 두 번 나올 뿐인데도,

그 이름만으로 나를 사로잡았던 곡.

심지어 노래 가사는 부다페스트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 영상은 더 가관이다. 사람들 머리통만 내내 보여준다.

곡 제목이 '부다페스트'였을 필요가 있을까,라고까지 생각하며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살펴보았다. 그렇지만 '부다페스트'란 단어 하나만큼은 뇌리에 콕- 박히게 잘 뽑았다. 음색도 좋다. 심지어 이 가수의 대표곡이 되었다.

가사를 살펴보면, 단순 사랑 노래인가 싶다가도 '자기, 너'란 단어를 '꿈, 여행, 부다페스트’ 등으로 대입해봐도 무방할 균형 잡힌 그림이 그려진다.



조지 에즈라의 데뷔 앨범 중 최고 히트곡이 된 ‘Budapest’. 그가 이 도시에서 받은 영감은 무엇이관대, 이런 곡조와 기사가 탄생했을까.

흥미로운 사실은 이 노래가 발표되던 해가 2013년.

곡을 만들기 전 그는, 부다페스트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도시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발현된 것일까?

내가 이 도시를 처음 본 게 2014년. 조지 에즈라는 내가 오기 일 년도 더 전에 이 도시를 눈여겨보고 곡을 만들었다. 묘한 인연이다. (굳이 엮어보려 용쓴다)



매번 나에게 다양한 감흥을 던져주는 ‘부다페스트’,

그리고 그가 상상 속에서 만졌던 이 도시 ‘BUDAPEST’.

나의 실제와 그의 상상 속 경험 가운데 그려지는 이 도시.



당신(Budapest)의 매력이 궁금하다.

무엇이 나와 그를 이토록 애타게 만들었을까.





https://youtu.be/VHrLPs3_1Fs





My house in Budapest

My hidden treasure chest

Golden grand piano

My beautiful Castillo

You

You

I'd leave it all

My acres of a land

I have achieved

It may be hard for you to

Stop and believe

But for you

You

I'd Leave it all

Give me one good reason

Why I should never make a change

And baby if you hold me

Then all of this will go away

My many artifacts

The list goes on  

If you just say the words

I'll up and run

Oh, to you

You

I'd leave it all

Give me one good reason

Why I should never make a change

And baby if you hold me

Then all of this will go away

Give me one good reason

Why I should never make a change

And baby if you hold me

Then all of this will go away

My friends and family

They, don't understand

They fear they'd lose so much

If you take my hand

But, for you

You  

I'd lose it all

Give me one good reason

Why I should never make a change

And baby if you hold me

Then all of this will go away

Give me one good reason

Why I should never make a change

And baby if you hold me

Then all of this will go away

My house in Budapest

My hidden treasure chest

Golden grand piano

My beautiful Castillo

You

You

I'd leave it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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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에 있는 우리 집

숨겨둔 내 보물상자

금색의 그랜드 피아노

내 아름다운 카스티요

난 다 버릴 수 있어

내가 일궈낸 수 천 평의 땅

너에겐 믿기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면 너 난 다 버릴 수 있어

내게 좋은 이유를 말해줘

내가 왜 바뀌지 말아야 해

그리고 자기야 네가 날 안아준다면  

이 모든 게 사라질 거야

내 많은 유산 수도 없이 많아

네가 말하기만 하면 난 포기하고 달릴 수 있어

너에게, 너, 난 다 버릴 수 있어

내게 좋은 이유를 말해줘

내가 왜 바뀌지 말아야 해

그리고 자기야 네가 날 안아준다면

이 모든 게 사라질 거야

내 가족과 친구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해

그들은 잃을 걸 두려워하지

네가 내 손을 잡는다면

하지만 널 위해서라면.

난 다 버릴 수 있어

내게 좋은 이유를 말해줘

내가 왜 바뀌지 말아야 해

그리고 자기야 네가 날 안아준다면

이 모든 게 사라질 거야

내게 좋은 이유를 말해줘

내가 왜 바뀌지 말아야 해

그리고 자기야 네가 날 안아준다면 이

모든 게 사라질까 봐

부다페스트에 있는 우리 집

숨겨둔 내 보물상자

금색의 그랜드 피아노

내 아름다운 카스티요

난 다 버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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