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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Nov 01. 2020

부다페스트를 벗어나, 센텐드레

부다페스트 근교 여행



체코에 체스키 크룸로프가 있다면
헝가리엔 센텐드레가!



라는 말이 있다! 여행자들 사이에선 꽤나 입소문이 난 곳이다.

(체코를 가면 '프라하 + 체스키 크룸로프' 식으로 세트 묶음의 여행을 한다. 헝가리는 '부다페스트 + 센텐드레'!)


하늘이 맑다는 이유로 즉흥적으로 움직인 이곳.

동화 같은 마을, Szentendre.



예술가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센텐드레에 다녀왔다.

부다페스트에서 Hév 5(교외 전차)를 타고 30분(편도 기준) 정도 달리면 이 어여쁜 마을에 다다른다.

‘기차 여행의 미니 버전’을 맛볼 수 있다.



도나우 벤트 중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이기 때문에 평온한 하루를 누리고 싶다면, 모두 ‘센텐드레’로! 향해보자.



* 여기서! 도나우 벤트(Danube bend)란?

‘두너(헝가리 발음) 강(영어식으론 다뉴브 강)이 구부러지는 곳'에 연결된 부다페스트 근교 세 개의 도시(센텐드레, 에스테르곰, 비셰그라드)를 의미한다.



부다페스트에서 흐르는 두너강이 이곳까지 연결되어 있다. 작고 고요한 풍경 -


센텐드레, 두너 강변



상점 하나, 하나가 그들의 예술혼을 담아 탄생한다.



센텐드레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붉은색 기와로 만들어진 오래된 집들은 예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네모난 작은 자갈돌로 포장된 골목길은 지금도 예전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로마제국의  통치를 받을 때에는 ‘늑대성(Ulcisia Castra)’으로 불렸으며 군사적인 요충지로 역할했다. 약 1000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하였으며 9세기에 마자르 인(헝가리 인)들이 이주해와 로마시대 요새와 건축물을 기반으로 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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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부터 다양한 세대의 헝가리 예술가들의 본거지가 되었으며 화가, 음악가, 시인, 문학가들이 이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친구와 강 전경이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자신이 희미해질 때 즈음, 난 가끔 이곳을 찾아”



“부다페스트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애정에 스스로가 지쳐 넉다운 되기도 하거든. 부다(부다페스트를 줄여 ‘부다’라고 부른다)에는 중국인, 한국인들도 워낙 많으니 그들을 피해(?) 도망치듯 달려오던 때도 있었고...

사실 코로나가 발발하고 나름의 이점을 꼽자면 이런 거야. 이곳을 이곳답게 즐길 수 있다는 거. 수많은 관광객들, 외국인들에 둘러 쌓여 종종 이곳이 부다인가, 그들만의 리그인가 헷갈릴 때가 있었거든. 근데 지금은 온전히 헝가리 그 자체로 누릴 수 있어서 그거 하난 참 좋아”



헝가리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움이 나에게까지 전달되는 곳이라 눈도, 마음도, 행동도 깨끗이 씻겨지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고작 도심에서 20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사람들 인심까지 20도 정도는 더 따스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줬다. 이곳은.



부다페스트는 도시 경관이 매력이라면,

센텐드레는 색감이 매력적인 곳이다.

자연보다 색감이 주는 ‘기분 좋음’이 있는데, 내 기억 속 센텐드레는 색으로 저장되어 있는 곳이다.

예술가의 마을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사람 하나는 쉬는 날이면 꼭 이곳까지 와서 커피를 마신다고 했다. “커피는 센텐드레지!”라고 말했다. 커피 맛이 아니라 장소가 주는 힘 때문이겠지.



센텐드레는 그런 곳이다.

가족 품 같이 따뜻하고,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하고, 호수처럼 잔잔한 곳.

동화 같은 풍경 속에서 보호받는 느낌이 드는 곳.



내가 이곳을 찾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는 곳.




센텐드레 중앙에 자리한 성당
헝가리 전통 음식, 랑고쉬 맛집


Before sunset
센텐드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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