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라 May 06. 2022

피크닉에 진심인 친구들

아부다비 피크닉 맛집

11월 즈음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서 친구들이랑 제일 자주한 일 중 하나는 피크닉이다. 한국에선 여름에 한강에서 한번 해보고 (사실 이 때는 그냥 돗자리 펴놓고 치킨 시켜 먹은 거라 감성 피크닉과는 거리가 멀었다...) 벚꽃 시즌에 대전 한밭 공원에서 피크닉 세트 빌려서 한번 해본 게 전부였다. 이 때도 체계화된 한국의 감성 피크닉 준비 시스템에 놀라워했었는데 (2만 원인가 주고 돗자리에서 배스킷 소품까지 전부 대여해서 나름 감성 피크닉을 즐겼었다) 여기 친구들은 한국인들보다 더 피크닉에 진심이다. 가족들이랑 친구들이랑 피크닉을 자주 해서 그런지 다들 세트를 개별적으로 구비하고 있다. 피크닉만 갔다 하면 30분 넘게 사진 찍는 건 기본이라 카메라 롤에 피크닉 사진이 잔뜩이다. 아부다비 피크닉 맛집들을 소개해본다.


1. 루브르 공원 잔디밭

이 날은 친구들이 직접 베이킹한 레몬 케이크와 쿠키, 내가 만든 유부초밥, 한인마트에서 산 간식거리들로 정말 배부르게 먹은 피크닉이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바다 위로 지는 석양도 예뻐서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

가족 단위로 놀러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한식 유부초밥 삼각김밥과 아랍식 카락 티 조합!
 피크닉 물품을 한가득 끌고 가는 친구들

2. 알 림 공원

새로 생긴 알 림 공원에는 아예 피크닉을 위한 테이블이 갖쳐줘 있다. 그것도 허접한 플라스틱 의자랑 테이블이 아니라 돌로 만든 예쁜 자리가 있다. 이 날은 친구가 동생들이랑 사촌이랑 같이 피크닉을 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중간에 합류했는데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친구라 그런지 피크닉 셋업이 남달랐다. 스타벅스에서 새로 나온 커피 박스와 주문 제작한 핑거푸드, 과일과 쿠키, 머핀까지 다 준비해 왔다.

셋팅하고 먹는데 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다. 그래도 사진 건졌으니 만족!

3. 친구 집 마당

에미라티 사람들은 가족 수가 많다보니 빌라에 많이 산다. 야스 쪽에 사는 친구가 집에 초대해줘서 같이 마당에서 홈 피크닉을 즐겼다. 평소 잘 꾸미는 친구인데 역시 집도 너무 예쁘고 피크닉도 정말 센스 있게 준비해놨었다. 여자들끼리만 있으니까 아바야를 입지 않고 평상복을 입었는데 자매 셋이 파워퍼프 걸스처럼 핑크, 파랑, 초록으로 옷을 맞춰 입고 맞아주었다. 마당에 작은 바비큐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임파시블 패티를 구워서 비건 버거를 같이 해 먹었다. 늦게까지 같이 얘기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아랍 문화에 대해서도 배웠던 잊지 못할 피크닉이였다.

너무 예뼜던 전통 아랍식 셋업
직접 바베큐해서 먹은 비건 버거는 사먹는 버거보다 더 맛있었다 :)

긴 여름이 지나고 드디어 밖에서 숨쉴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아부다비 사람들은 최대한 밖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일년 내내 쨍쨍한 아부다비의 날씨 덕에 여름엔 고통 받지만 겨울엔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조금 지나면 다시 더워질 걸 알기에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다. 이 시기를 아부다비에서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피크닉 다니면서 즐길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아부다비 미식 탐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