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보다 못한 사이

by 글쟁이

어렸을 때, 아버지는 항상 내 뒤에서 자전거를 밀어주셨다. 내가 조금이라도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 아버지는 손을 뻗어 자전거를 잡아주셨다. 그때 아버지의 말은 언제나 힘이 되었고, 나는 그것에 의지하며 자전거를 타는 게 재밌었다.


“걱정하지 마, 네가 할 수 있어.”


그 말이 그렇게 든든했던 줄은 몰랐다. 단지 자전거를 타는 게 즐거웠고, 아버지의 손길이 나를 안전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때는 그저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은 점점 흐릿해져 갔다.



세월이 지나면서 아버지는 점점 말이 적어졌다. 나도 그랬다. 우리는 말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익숙해졌다. 밥을 함께 먹을 때도,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도, 우리는 늘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를 마주 보지 않으려 했다.


아버지가 고마운 것도 알았다. 아침마다 바쁘게 일터로 나가는 모습, 가족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모습들을 나는 보았다. 그러나 그게 왜 나에게는 그저 무겁고, 때로는 부담처럼 느껴졌을까?



아버지가 말하는 건 거의 없었다. 아침에 나가면서 한 마디라도 해주면, 내 대답은 단답형이었다.


“응.” “알았어.”


그때 나는 생각했다. 말이 필요 없다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될 거라 생각했다. 아버지와 나는, 그저 그렇게 지내왔다. 말없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없이 지나가는 시간들이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내게 해줬던 그 작은 말들, 그 따뜻한 한마디가. 그때 내가 느꼈던 안도감, 그 말이 그리워졌다.


“잘하고 있어.” “고맙다.” 그런 말, 그 한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그게 그렇게 힘든 말일까?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거리가 멀어졌을까? 이제는 그 거리가 너무 커져서 어떤 말도 건넬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때처럼, 아버지가 내 뒤에서 자전거를 밀어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할지, 아니면 아버지가 먼저 나를 봐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 시간들이 아버지와 나를 조금씩 멀어지게 만든 것 같다.



지금, 나는 아버지가 내게 그 말 한마디를 해주기를 기다린다. 아버지가 내 마음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말이, 그 따뜻한 말이 아버지의 입에서 나올 때까지 나는 여전히 기다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