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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토 Oct 12. 2022

내 어깨 위 만년설

미생물 상담소 [Ep.18] 비듬을 일으키는 미생물

오늘은 두피에 관한 사연이 왔네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셨죠?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DJ세균이에요~!

요즘 머리에 비듬이 생기거나, 두피가 자주 가려운 등 두피염을 앓고 있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비듬은 쉽게 말하면 각질을 의미하는데요. 두피의 표피세포가 떨어져 나가 각질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걸 비듬이라고 하죠. 피지선의 과다 분비, 호르몬의 불균형, 세균 등의 다양한 이유로 비듬이 생겨요. 지루성 두피염의 증상 하나가 비듬이 많이 생기는 건데요. 지루성 두피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습진이고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하루 먹는다고 바로 낫는 게 아니라, 평소의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두피염이 치료된답니다. 모발의 관리를 깨끗이 해야 하고, 머리를 최대 하루에 한 번 감는 게 좋아요. 머리를 많이 감으면 더 두피가 깨끗할 거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별로 좋지 않아요. 


 

두피 역시 피부의 일종이기 때문에 다양한 피부 상재균이 존재하는데요. 두피에 사는 미생물은 대표적으로 Cutibacterium acnes(C.acnes)라고 부르는 큐티박테리움아크니스 Starphylococcus epidermidis(S. epidermidis)로 알려진 표피 포도상 구균, 그리고 세균은 아니지만 Malassezia.retricta(M. retricta)라고 불리는 말라세지아 곰팡이균이 있어요. 


큐티박테리움아크니스는 이름과는 다르게 큐티하지 않은데요.  피부, 결막, 외이, 여성 비뇨기 등에 상재하는 세균이며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때를 틈타 감염하는 기회 감염균이에요. 이 세균은 두피염뿐 아니라 여드름의 원인이기도 한데요. 모낭 내에 상주하는 균이기 때문에 각종 피부염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어요. 이 세균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는데, 이 효소가 피지 중의 중성지방을 분해해 유리 지방산을 형성하고 모낭을 자극해요. 이 때문에 여드름과 두피염 등 각종 피부에 트러블이 올라오게 만든답니다.


표피 포도상 구균은 포도상 구균의 일종으로 표피에 주로 살기 때문에 이름이 이렇게 지어졌어요. 이 균 역시 큐티박테리움아크니스와 같이 기회 감염균인데요. 몸이 건강할 때는 이 세균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 세균이 귀신같이 알고 감염시키죠. 기회 감염균은 눈치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몸이 약해지면 바로 침투해서 감염시켜요. 평소에 면역력을 잘 길러놓아야겠죠?


마지막으로 말라세지아 알아볼까요. 말라세지아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알아낸 진균인데요. (진균은 곰팡이를 의미해요.) 말라세지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비듬을 일으키는 병원성 유전자 찾아내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어요. 말라세지아는 비듬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균으로 다른 병원성 진균에 비해 두피의 피지를 분해하는 지질분해 효소 유전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효소로 지질을 분해해 피지 분해 부산물을 많이 만들어요. 그 후 이 부산물을 이용해 두피 상피세포층을 파괴하고 각질층 형성을 비정상적으로 촉진시켜 비듬을 일으킨답니다. 



결론적으로 지루성 두피염은 생활 습관, 모발 청결 상태, 두피 상태, 세균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하게 꼽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세균의 영향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거! 사연자님의 물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바라며 오늘의 사연 여기서 마칠게요. 오늘도 미미하고 소소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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