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상담소 [Ep.17] 간장 만드는 세균
오늘도 귀여운 초등학생의 사연이 들어왔네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코로리예요.
비 온 후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감기 걸리기 좋을 것 같아요. 다들 몸 관리 잘 하세요!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항상 장독에 간장이나 고추장이 가득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집 갈 때쯤 통에 가득 담아 주시곤 했었죠. 이렇게 우리에게 추억 가득한 간장이 할머니가 만드시는 게 아니라고요?
물론 할머니가 재료들을 다 준비해서 섞으시긴 하시지만, 간장은 결국 그 안의 세균이 만드는 거랍니다.
간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간장을 제조하기 위해 우선 메주를 제조해야 해요. 메주는 늦은 가을에 대두를 삶아 찧은 후 육면체나 낮은 원기둥 형태로 만드는데, 메주가 제조가 됐다면 본격적으로 간장을 만들 수 있답니다. 간장은 총 두 단계를 통해 만들어져요. 일정 기간 말리는 1차 건조 단계, 그 후 대두 덩어리를 볏짚으로 묶어 벽에 매달아 건조하는 2차 건조 단계가 있죠. 2차 건조단계에서 볏짚에 존재하는 고초균과 공기 중의 곰팡이들이 자연적으로 대두 덩어리에 접종되어 대두 덩어리 내외에서 증식하게 되고, 미생물의 증식과정에서 생성된 분해 효소로 인해 메주는 다량의 단백질 분해 효소를 함유하게 된답니다. 이렇게 2차 건조까지 마친 메주는 이듬해 봄, 간장을 담그는 데 사용돼요.
복잡한 과정 속에 만들어진 간장 속에는 젖산균과 고초균이 분포해 있어요. 젖산균은 젖산균 발효를 통해 젖산을 만들어내는 세균인데, 유산균이라고도 한답니다. 그리고 고초균이라고 불리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 등이 있어요. 고초균은 공기가 있을 때 살 수 있는 호기성 세균이라 공기가 잘 통해야 생성된답니다.
아무 세균이나 간장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간장 만드는 세균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해요. 첫 번째로 장류에서 중요한 맛으로 여겨지는 것은 구수한 맛과 단맛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짠 장류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해요. 세 번째로는 여러 가수분해효소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간장의 구수한 맛은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 등에 의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됨으로써 발생되고, 단맛은 전분 가수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 등에 의해 전분이 분해됨으로써 발생돼요. 그러므로 간장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세균은 단백질과 전분을 잘 분해할 수 있는 가수분해효소를 잘 생산할 수 있어야겠죠. 간장 만드는 세균의 조건을 보면 고초균이 왜 간장 만드는 데 최적화되어있는지 알 수 있어요. 고초균은 소금이 많은 곳에서도 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내염성이 우수하고, 단백질 분해 활성 및 전분 활성이 뛰어나며, 장류에 달콤하고 구수한 향을 부여할 수 있는 향기 성분인 3-메틸-부타날(3-메틸-butanal) 및 2-헵타논(2-heptanone)에 대한 생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간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니 각종 세균이 맛있는 간장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열일’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네요. 간장 먹을 때 간장을 만들어 준 세균에게 고마워하며 먹자고요.
오늘도 미미하고 소소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