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눈매로만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진심, 그 사람의 생각
둘째 아이가 5살이 되던 해, 아이 둘 다 교회 유치부로 올라가고 나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커왔던 영유아부에서 2년 동안 교사로 봉사했다.
2년이 지난 후 지금까지 11시 어른 예배에서 예배 안내를 하고 있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2년여의 시간 동안 전면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어 몇 달 동안 교회에 못 간 적도 있었고 인원 제한에 따라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도 하지만 상황이 괜찮을 때는 가급적 현장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오늘은 11시 어른 예배 시간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위한 축복기도가 있었다.
교회에서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진 지금 많은 행사를 미루고 있는 중이어서 이 행사도 나중으로 미룰까 하다가 3월에 입학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입학축하와 축복기도를 해주는 걸로 결정하고 약소하게 진행됐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본당 앞자리로 안내했는데 함께 있는 부모님들을 확인한 후에야 마스크에 가려져 누군지 모르는 대상자들이 내가 영유아부 교사로 봉사할 때 2살이었던 작고 귀여웠던 아이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못 본 사이 통통했던 볼살은 사라지고 어느새 키도 자라 어린이가 된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코로나로 인해 단절된 2년 동안 아이들도 많이 자랐을 테고 교회에 오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드렸던 가정들도 있었기에 자연히 어색함도 쌓였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매주 보는 사람들조차 눈매나 체형, 목소리를 듣고서야 알아차리게 되는 요즘이다.
어느 날인가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온 집사님의 눈매가 달라져 누군지 모르고 지나쳤는데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누군지 알게 된 적도 있었다.
같이 영유아부에서 봉사를 하던 청년이 최근에 제대를 하고 교회에서 인사를 건넸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누군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마스크 착용으로 눈매를 보거나 목소리를 들어야 알아들을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고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횟수도 줄어들게 됐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해졌다.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는 마스크로 인한 심리적 거리감이 생겼다.
옛말에 사람과 친해지려면 함께 식사를 하거나 목욕탕을 가라고 했다.
이제는 만나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목욕탕에 함께 가서 옷을 벗는 것만큼이나 부담스러워졌다.
어쩌면 눈매로만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진심, 그 사람의 생각…
사람과 사람이 만나 친밀해지기 위해 먹는 따뜻한 한 끼를 위해 어쩌면 지금이 마스크를 벗을 용기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