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언제나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서 권태로움이 불현듯 나를 찾아올 때…
네이버 검색창에 [권태로움]을 검색했더니 권태로움에 관해 적어놓은 글들이 검색창을 따라 쭉 엮여 나온다.
아.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구나.
많은 사람들도 수시로 느끼는구나.
권태로움은 어떤 일에 싫증이 나거나 심신이 나른해지고 게으르다는 뜻이지만 나의 권태로움은 한순간 머물다 가는 바람 같아서 굳이 권태기라는 단어는 쓰고 싶지 않다.
나의 권태로움은 어떤 일에 싫증이 나서 게으른 상태라기보다는 어떤 활동이 끝난 후 심신이 지친 상태의 번아웃(burnout)과 결이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녀가 만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 전까지의 가슴 떨리는 설렘, 연예를 시작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당연하게 내 곁에 있는 연인의 존재가 때로는 지겹고 귀찮아진다.
꿈꿔왔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해 왔던 모든 과정과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고 합격 통지서를 받기까지의 초조함과 간절함, 입사 통지서를 받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던 그때의 마음은 출근하는 지하철의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린다.
싫증이 난 일상의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고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걸 찾아 나선다.
일순간 훅 불어닥치는 권태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써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고 어쩌면 불편할 수 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자극을 받는다.
새롭게 시작한 취미생활도 익숙해지고 나면 서서히 싫증을 느끼고 눈을 번쩍 뜨이게 하던 물건도 박스를 뜯고 나면 시들해지고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어울리려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피곤이 밀려온다.
어쩌면 예기치 않는 권태로움이 나를 찾아올 때 새로운 행동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애쓰기보다,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서 권태로움의 원인을 찾으려 하기보다 내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과 침묵의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