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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장애란 무엇인가

양극성장애 1형 특징, 원인, 치료

by 무아

양극성장애. 그중에서도 1형.

나는 2년 전인 25살에 양극성장애 1형 진단을 받았다.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는 조증 또는 우울증의 양 극단의 기분 변화를 보이는 기간과 정상적인 기분을 보이는 기간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의학과적 질환이다.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뉘는데, 조증삽화가 있으면 1형, 없으면 2형(경조증)으로 분류된다. 쉽게 말해 증상이 더 심한 게 1형, 덜한 게 2형이라고 보면 된다.


양극성장애 1형의 유병률은 1% 내외로,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1형 환자 10명 중 6명은 우울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에 조증을 겪는 양상을 보인다. 내 경우에도 1년 간의 우울기를 거친 후 조증삽화가 일어났다.


양극성장애 1형 환자에게 완치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냉정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자의로 단약을 하는 순간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조울증, 그중에서도 특히 1형 환자라면 평생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1형 환자가 주치의 소견으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울증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데, 가족력과 무관하게 발병한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태생적으로 뇌 구조가 조울증에 취약하게 태어났고 스트레스가 방아쇠가 되어 발병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사람들은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을 보고 농담 삼아 조울증 환자냐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 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보다 확실한 병적 증상을 보인다. 하루에도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 건 정상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조울증 환자는 스스로 통제하지 못할 만큼 흥분하거나 가라앉는 것을 신체적인 변화로 느낀다.


조증기와 우울기의 대표적 증상은 다음과 같다.


조증기 주요 증상

-생각의 흐름이 매우 빨라짐

-현실 감각 떨어짐, 망상

-수면부족

-말이 많아지고 빨라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낌

-과소비, 무리한 계획 세움

-싸움을 걸거나 참견하는 등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킴



우울기 주요 증상

-수면장애 (잠이 많아지거나 줄어듦)

-무기력함

-만사 귀찮음

-우울감, 심해지면 자살충동까지 느낌

-활동량 적어짐



조울증 환자들의 치료가 늦어지는 원인에는 조울증이라는 병명도 한몫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1형 환자의 경우 일단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평생 주기적으로 정신의학과에 방문해 상담과 약 처방을 받아야 하고, 심한 경우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또, 환자 가족이 치료에 협조적이지 않은 경우 더더욱 치료의 시작이 어려워진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조울증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조울증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 역시 당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조울증에 대해 관심조차 없었다. 정신질환과 나는 거리가 멀다고 여기며 살았다. 그래서 갑자기 들이닥친 병 앞에서 처참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나처럼 병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우리는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누구나 극복할 수 있다는 점도. (극복의 의미는 다음 글에서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써 내려갈 글들에서 조울증에 대한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 직접 경험한 바를 통해 환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그나마 덜 힘든지에 대해서도 첨언할 예정이다.


이 글이 정신질환, 그중에서도 조울증의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의 이야기가 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한 사람에게라도 닿는다면, 그래서 공감과 위로를 건네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글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 국립정신건강센터 기분장애클리닉 양극성장애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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