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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Jun 17. 2024

말의 의미

말은,

사랑 고백하려고, 아름다움을 노래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지


하루 먹고사는 게 전부였던 시절,

나에게, 우리에게 닥쳐올 위험을 쉽게 알아들을 무엇이 필요했다지

말은,

그렇게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지


효율성을 우선하고,

선악을 나누지 않고, 좋고 싫음이 없지

때로는 심장을 베어낼 듯 섬뜩한 칼로,

지친 나를 포근하게 감싸는 이불로,

말은,

말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바뀐다지


마음은 각자의 숫자만큼 다를 텐데

‘사랑’ 한 단어로 퉁치는 말은,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사랑을 떨쳐내려는 말은 지독하게 아프고,

사랑을 품으려는 말은 황홀하게 달콤하게

한 사람의 말이 이렇게 다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마음에 없던 말을 쏟아내고

돌아서면 후회하는 말은

한 순간 불어댄 바람처럼 흔적 없이 사라질,

순간의 마음이 선택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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