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 앞에 눈사람이 있었다. 아이들이 눈덩이를 던질 때면 눈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이미 입은 당근으로 고정되어있었다.
눈사람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떼어내서 아이들한테 던졌다. 눈덩이는 공중에서 부서졌다.
"와! 눈사람이 눈싸움을 한다!"
아이들은 눈을 맞아도 멀쩡했지만, 눈사람은 자기 팔, 다리, 코, 입이 조금씩 없어졌다. 그러나 눈사람은 아이들이 던져진 눈이 자기 몸에 뭉쳐져 점점 원래 형태와 다르게 기괴하게 변했다.
눈사람은 기도했다.
마침내 눈사람의 머리가 떨어지고 눈사람은 더이상 눈싸움을 하지 못했다.
"우리가 눈사람을 죽게 만들었어요. 분명히 예수님보고 저를 구원해달라했을 거에요."
아이들이 신부님을 찾아가서 고해성사를 할 때 나온 말이었다. 그러나 신부님은 고개를 저었다.
"눈사람은 자살한 거란다. 폭력을 폭력으로 대하면 눈사람처럼 되는 거야."
아이들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