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슬픈 일이 되고 기쁜 일이 되도록 갈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생각의 차이로만 갈리는 것일까? 그렇진 않은 것같다. 어떠한 사건은 생각의 개입 없이 즉각적으로 감정을 가져다준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보고 웃을 때, 혹은 싫어할 때 우리는 즉각적인 감정적 체험을 한다. 물론 이 감정적 체험은 긍정적인 생각을 일으키지만 생각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왔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여기서 생각은 그저 자신의 감정적 상태를 대변하는 역할만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어떤 경험은 그냥 슬플 수 있고 생각을 아무리 통제한다고해도 슬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싫어하면 아무리 생각을 바꿔보려해도 슬프긴 슬프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한테 어떤 감정과 감각을 주어서 나에 무의식과 기억에 각인되고, 그것은 나의 신념이 어떠하든 어떠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나한테 어떠한 감정적 사건이 되도록 영향을 미친다. 예컨데 가족이 죽어서 천국간다고 굳게 믿는 사람도 막상 가족이 죽었을 때 가족과 웃으며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고 더이상 그 경험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슬퍼질 수도 있다. 이렇듯 생각만으로 '전적으로' 감정적 경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명제는 틀린 말이다. 그러나 생각이 감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명제까지 틀린 것은 아니다. 이 말은 긍정적이지 못한 사건을 겪었을 때 생각만으로 그것을 긍정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마냥 기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은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킨다. 긍정적인 생각은 슬픔과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기에 우리가 인생을 사는 태도로서 갖추면 좋은 것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갖췄다해서 불만족스러움이 생기지 않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영성 도서는 이런 일부 사실인 것들을 부풀려서 터무니없는 명제를 만드는데 대표적인 것이 내면을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과 시크릿이다. 이 헛소리는 아마 우리가 외부에서 어떤 자극을 받든 그것을 느끼는건 내부에 일이라는 것에서 착안해서 내면을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말했듯 내면을 바꾼다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감정적인 고통, 고된 노동을 하는데서의 괴로움, 감각적인 고통 등의 괴로운 느낌을 즐거운 느낌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괴로운 느낌들은 내면을 잘 다스린다해서 고통이 고통이 아닌게 되는 것이 아니다. 내면을 바꾼다는 말은 괴로운 느낌은 피할 수 없지만 이러한 고통을 겪더라도 스스로를 자학하거나 불평하는 마음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꿔서 생각으로 인한 괴로움을 피하라는 뜻이다.
이러한 마음은 물론 올바른 마음이지만 거기서 멈추면 안 되고 우리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소위 말해 '마음챙김 명상'과 같이 모든 문제는 내면에 문제라고 주장하는 컨텐츠들은 불공정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개인이 살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물질적이라며 경시한다. 그러나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에 맞게 대응하려는 노력을 통해 삶을 개척하는 것도 인간이 해야할 과제다. 마음가짐만 강조하며 삶에서의 과제를 회피하는 것은 도피의 일종이고 성숙한 자세가 아닌 것이다.
생각하는데로 다 이뤄진다는 시크릿은 어떨까? 확실히 할 것은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 현실적으로 구현가능한 방안을 세워서 실천하고 그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에서 "아 나는 이렇게하면 성공할 것이다"라는 자신감이나 자기 암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좋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고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비 없이 암시만으로 자신이 성공할 거라 과신하면 메타인지가 박살나서 원하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제대로 못한다.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상상과 비현실적인 기대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좌절감과 무기력을 줄 수 있다. "시크릿"의 방법대로 단순히 긍정적인 결과만을 상상할 경우, 뇌는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고 착각하여 더 이상 행동할 동기를 잃게 될 수 있다. 행동의 중점을 주지 않아서 생기는 비극이다.
그리고 설사 메타인지가 된다고 하더라도 성공할지 말지는 하늘에 달린 것이지 내 생각에 달린 것이 아니다. 성공이나 실패는 개인의 생각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시크릿"은 이런 환경적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든 것이 개인의 의지와 사고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가난이나 질병, 사고를 겪은 사람들에게 "당신이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 그렇다"거나 "당신이 끌어당겼다"고 말하면서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그들은 "내면의 무의식이 그렇다"라는 마법의 단어도 사용한다. 백신을 철석같이 믿다가 백신 부작용 온 사람들도 내면의 불안이 있었다는 식으로 말할거면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결국 귀에 걸면 귀걸이인 식이다. 사실 인간의 경험은 긍정적인 것만이 아닌, 슬픔, 고통,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은 단순히 무시하거나 억압한다고 없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인정하고 다루어야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듯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인정하더라도, 이를 통해 현실을 직접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과장된 낙관주의에 불과하며, 오히려 삶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와 책임 회피를 불러올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그리고 환경적 요인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