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unk Pandemic
최근 일본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는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는 사회문제에 관하여 이야기하는것이 터부시되는 분위기가 있어서 사회문제 논의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풍조에서 도쿄 모리 미술관(Mori Art Museum)에 사회문제를 주제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예술가그룹 Chim↑Pom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중에서 가장 공감되어 인상깊었던 프로젝트인 'A Drunk Pandemic’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http://chimpom.jp/project/Manchester.html
https://www.mori.art.museum/en/exhibitions/chimpom/index.html
'A Drunk Pandemic'은 2019년 Chim↑Pom이 맨체스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MIF)의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맥주 양조장, 술집, 화장실에서 하수도를 통해 공장, 그리고 도시까지 확장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산업혁명의 발생지인 영국 멘체스터에서 발병한 콜레라는 그 원인이 급격한 도시화에 의한 열악한 위생환경에 있었습니다. 심지어 당시 민중들은 한번 끓여서 양조되는 맥주는 생수보다 안전하다고 여겼습니다. 당시의 콜레라 환자는 알코올중독자 등의 빈곤층이 주를 이루었지만요.
Chim↑Pom은 영국 맨체스터의 빅토리아역 지하에 양조장을 설치하고 오리지널 맥주 'A Drop of Pandemic'을 양조하였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기간 양조장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맥주를 판매하고 펍을 운영하였습니다. 또 회장 안에 트레일러형 공중 변소를 설치하여 하수도를 연장해 그것으로 부터 오는 오수를 소독하여 맨체스터의 집과 거리의 수복재로 활용할 수 있는 벽돌을 생산하여 실제로 수복에 사용하는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그들이 공간을 통해 펼친 자본주의와 계급주의, 그리고 미신과 질병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는 현재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상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 공간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비극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펍에 있는 사람들이 유쾌하게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니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승화할 수 있는 공간 경험인 것 같아서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도시의 물리적인 일부에까지 연결한 것도 의미있는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