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리고 윤리

프롤로그

by 장순규

생성형(Generative) AI는 딥 러닝을 통해서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이다. 최근 사람의 삶에 녹아든 생성형 AI로 인해서 많은 것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하는 문화 중 하나가 그림의 영역일 것이다. 이는 생성형 AI가 짧은 문장에 담긴 사용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인간보다 정교하고 빠르게 그림을 만드는 기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은 그림을 디지털 디바이스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인간은 아직도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 이제는 하루아침, 아니 단 1분 안으로 그 결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생성형 AI한테 그림을 요구하는 문장인 '프롬프트'로 손쉽게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창작을 하는 작가와 디자이너는 막대한 노동으로 인한 생산과 경제적 가치의 기준이 이전과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 과거에 사람이 직접 정교하게 그리던 그림은 사진이 등장함으로써 그 역할이 변화하게 되었듯, 디자이너와 작가 같은 창작자의 역할과 기준이 변화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 아닐까.




과거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를 존경심을 담아, 즐거움을 담아 열심히 그리고 그 그림체를 흉내내기 바빴다. 많은 미대생 지원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그림을 노력해서 흉내를 내도, 작가의 그림을 고스란히 카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각색해 그리는 팬픽에는 표절과 모방보다 팬심이 가득히 묻어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작품의 작가 화풍과 유사하게 그리는 시대에서는 관점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이는 노력도 없이 (물론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노력은 있으나) 손쉽게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팬의 마음과 노력보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생성형 AI의 그림은 그린다라는 표현보다 만든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때문에 생성형 AI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다. 생성형 AI 그림은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타인의 작품을 훔치는 도둑질일까 아니면 업무량을 단축하는 기술 혁신일까. 스티브 잡스는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생성형 AI가 위대한 예술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도구로써 어떻게 잘 사용하는지에 따라 훌륭한 창작자가 탄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많은 논쟁이 있다는 것은 생성형 AI가 우리 삶을 흔들 도구로써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모르나, 10년이 흐른 뒤, 생성형 AI가 우리의 삶과 노동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생성형 AI가 노동의 가치와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며, 작품을 만드는 효율성은 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윤리'적 측면이 드러날 것이다. 이는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창작이 모방이나 표절과 같은 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윤리 관점에서, 생성형 AI와 창작 활동에 지켜야 하는 선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윤리적으로 지켜야 하는 선은 AI라는 도구를 쓰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생성형 AI와 윤리적인 측면에서 변화할 사회에 다양한 상상, 문제와 해결방안, 혹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가볍지만 담대하게, 그리고 엉뚱하지만 재미있게. 상상이란 그런 것이니까.



*위 글은 계명대학교 시각디자인전공의 AI 윤리에 대한 스터디 그룹 토론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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