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핀 꽃
찬바람 지난 자리
노랑꽃 피었다
보잘것없는 낮고 작은
찾는 이 없는 외딴 언덕
이름 모를 들꽃이여
너는 어디서 왔는가
쪼그려 앉아 너를 본다
살짝 손 모아 닿아본다
흔들리며 피었을
견뎌내어 피었을
노랑꽃
찾는이 없어도 피어낸
끝내 활짝 열어본 꽃잎!
그것이 너와 내가 아니던가
그것이 너와 내가 기다려 온 봄이 아니던가
아! 다시 온 봄이여
마침내 네게 온 봄이여
오늘 내게 온 노랑꽃 봄이여!
어린 왕자는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가 어딘가에 숨겨진 샘 때문이라 했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가 어딘가에 숨겨진 별 때문이라 했다.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는 당신을 사랑하는 '숨은 내가' 있기 때문이라 했다.
광야에 꽃이 핀다
광야가 아름답다
거칠고 마른, 흔적만 남은 물길 흔적 위
다만 이슬 몇 모금으로 피워낸 꽃들이 있다
광야에 꽃이 핀다
광야에 춤추듯 꽃이 핀다
그것은 당신과 내가
함께 흔들리며, 춤추며 마침내 나란히 피워낸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