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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Mar 02. 2023

노랑꽃, 광야의 봄

#광야에 핀 꽃

찬바람 지난 자리

노랑꽃 피었다


보잘것없는 낮고 작은 

찾는 이 없는 외딴 언덕

이름 모를 들꽃이여

너는 어디서 왔는가


쪼그려 앉아 너를 본다

살짝 손 모아 닿아본다


흔들리며 피었을

견뎌내어 피었을 

노랑꽃


찾는이 없어도 피어낸

끝내 활짝 열어본 꽃잎!

그것이 너와 내가 아니던가

그것이 너와 내가 기다려 온 봄이 아니던가 


아! 다시 온 봄이여

마침내 네게 온 봄이여

오늘 내게 온 노랑꽃 봄이여!




어린 왕자는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가 어딘가에 숨겨진 샘 때문이라 했다.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가 어딘가에 숨겨진 별 때문이라 했다.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는 당신을 사랑하는 '숨은 내가' 있기 때문이라 했다. 


광야에 꽃이 핀다

광야가 아름답다

거칠고 마른, 흔적만 남은 물길 흔적 위

다만 이슬 몇 모금으로 피워낸 꽃들이 있다


광야에 꽃이 핀다

광야에 춤추듯 꽃이 핀다

그것은 당신과 내가 

함께 흔들리며, 춤추며 마침내 나란히 피워낸 꽃이다.



 

2월, 페트라에 핀 로뎀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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