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이름은 '미모사'였는데, 아프로디테 여신도 질투할 만큼 아름다웠던, 음악과 춤 실력도 대단했던 공주였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 공주의 단 한 가지 문제는 겸손하지 못한 태도였다.
한 날 궁정 밖을 거닐던 미모사 공주는 아름다운 음악 선율을 듣게 되었고, 그 소리를 따라갔다.
가까이 다가 설 수록 더 아름답게 들려오는 리라 선율과 그에 맞추어 읊조리며 흐르는 시구들... 자신의 실력을 넘어서는듯한 연주 실력과 시구의 아름다움에 놀란 미모사는 호기심에, 또 질투심에 소리가 나는 그곳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양치기 복장을 한 소년과 아홉 여인들이 있었다.
그 소년은 눈을 감은 채 시를 읊조리고 있었고, 아홉 여인들은 그 시에 맞추어 리라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소년의 외모는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아름다웠다.
'아!...'
난생처음 부끄러움을 느낀 미모사는 그 자리에 얼은 붙은 듯 서 있었는데, 마침내 그 아름다운 소년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소년의 찬란한 눈 빛! 그 아름다움! 소년과 눈을 마주친 미모사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랐다. 한편, 자신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수 없는 그의 아름다움에 교만의 눈꺼풀이 벗겨진 탓일까? 아프로디테 마저 질투한 미모사는 끝내 그 자리에 한 포기 풀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소년은 한 포기 풀로 변해버린 미모사를 향해 손들 뻗었다.
마침내 소년의 손가락이 미모사 풀잎 끝에 닿았을 때, 미모사는 부끄러워 몸을 최대한 움츠렸다. 지금도 처음 부끄러움을 알게 된 미모사 공주가 그 풀 속에 남아 있는 걸까? 풀 잎에 손이 닿으면 수줍게 움츠려든다.
그리스 신화의 미모사 풀, 신경초라고도 불린다. / 픽사베이
한편, 양치기 복장을 한 소년은 아폴론이었으며, 아홉 여인은 무사이(MUSAI, 예술의 신 - 뮤즈 들)들이었다. 미모사도 꽃을 피우는데, 꽃 말의 이름은 부끄러움, 수줍음, 예민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