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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Oct 31. 2023

시월의 새벽같은 그대에게


시월의 새벽 같은 그대에게


청연


가을, 이른 새벽 같은 그대에게

시월, 늦은 밤 같은 내가

오고갑니다


그 날, 박제된 서로의 기억이

오늘, 바람처럼 옷깃을

스치웁니다


꼭  닿아야할  밤과 새벽인 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오려합니다


그대여 우리의 시간은

어제와 오늘이 아닙니다

그대여 우리의 시간은

하루, 이틀, 사흘이 아닙니다

그대여 우리의 시간은

한 번, 두 번, 또 세 번 

다시 한번, 두 번, 세 번입니다

생생한 만남과 다 바랜 그리움이

번갈아 오가는 탓입니다

한 알 미움이 없이

아득함만 남은 탓입니다


아직 풋내나듯 순수했던

농익은 듯 세월을 앞서간

사람과 사람이 잠시 스쳐진

인생과 인생이 살짝 포개진

그날, 바로 그날 탓입니다


시월, 이른 새벽 같은 그대와

가을, 늦은 밤 같은 나 말입니다

단절 없이 오가는

한없이 스치우는

서로 오려 하는 그대와 나 말입니다




아득한 추억에서 온 새벽 문자 하나가 

게으른 나를 일으켜 편지를 쓰게합니다.


우연히 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연히 가는 사람도 없습니다.

내게 오고간 모든 그대가 그랬습니다.


내게 오고간 모든 그대가 따스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없을 아름다운 이 가을,

마지막 밤이 더없이 아름다운 시월에 말입니다.


내게 오고가는 모든 그대 - 

이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이 따스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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