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일, 그 너머의 기록

다시 돌아온 말랑한 직장인, 세 번째 이야기

by 유영

경쾌한 도어록 소리와 함께 현관등 빛이 적막을 깬다.


가볍고 싶은 마음과 달리 무거운 몸을
소파에 던진 채 천장을 바라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사히 집에 돌아오긴 했는데,
나는 '온전한 나'로 돌아온 걸까.

책상 위에 남아있는 몇 줄의 메모,
머릿속을 끈질기게 떠다니는 쪽지,
어딘가 잠시 웅크리고 있을 뿐인 산재한 일들.

직장인의 하루란
명쾌하게 시공간의 선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
밤까지 스며드는 기질이 있다.

가끔은
그 사이 어딘가에 눌려있는
'진짜 나'의 온도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다시 키보드 앞에 앉았다.
나를 찾기 위한 일을 이어나가야지.

업무를 하는 나도 나고,
나를 찾고자 하는 나도 나다.

나를 이루는 작은 취향, 흔들림,

기분의 결들을 들여다보는 일.

거창한 성찰도 아니고,
자기 계발도, 영웅서사도 아니다.

그저 말랑한 나.
내가 시시때때로 느끼는 마음들의
작은 기록.

시즌 1에서는 갓생라이프,
시즌 2에서는 생존라이프를 적어봤다.
이번엔 한숨 고르고
'나'.
우리 모두의 '나'를 돌아보려 한다.

일 너머의 나,
그 너머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