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7일, 시원한 바람과 고운 빛이 더 좋으려야 좋을 수 없던 봄날!
맑은 그 하늘이 그렇게 꼴 보기 싫을 수가 없었습니다.
셋째 주치의에게서 들은 이 한마디가 또다시 제 마음을 천둥처럼 내려쳤습니다.
긴긴 기다림과 정적 속에 터져나온 저 말이 너무 가혹했는데, 이번엔 저를 폭삭 주저앉히려고 작정한 듯
“당장 입원해 이식 절차를 밟지 않으면 애 죽어요.”라고 엄포를 놓더군요.
죽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죽는다고 했는데도 저는 입원을 거부한 채, 아이를 꼭 안고 진료실을 나와버렸습니다. 심장이 터질 듯 요동쳤습니다. 머릿속은 하얘졌고, 다리도 후들거렸지만 순간 직감이 왔습니다.
‘이건 아니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어야만 했던 날에 셋째의 백혈병은 우리 가족을 두 번이나 산산조각내려 했습니다.
처음엔 감기였습니다.
그 흔한 감기가 백혈병이라는 무서운 이름으로 변장한 것도 모자라 우리 셋째를 송두리째 앗아가려 했습니다.
재발일 리가 없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9일을 보냈거든요. 엄마의 직관은 틀림없습니다. 의학적인 판단으로 백혈병을 꿰뚫어 볼 수 없고, 의학 용어도 잘 알아들을 수 없지만 내 아이는 엄마인 제가 제일 잘 압니다. 24시간 내내 아이를 관찰하던 엄마였으니 생각하고 말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심증(心證)만 갖고 누가 믿어줍니까? 증거를 대야 했습니다.
두려웠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그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였어요.
항암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에서 ‘헤마토곤(hematogones)’—몸이 회복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정상적인 미성숙 세포—으로 밀어부쳤습니다. 이것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직관이 적중했고 재발을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재발을 엎어버린 것도 잠시 이어서 폐렴이 찾아왔고, 첫째 아이의 끈질긴 아토피, 제 몸을 덮친 임신성 당뇨와 그로 인한 당뇨 고위험군, 자궁 이상 등이 우리의 일상을 ‘병’이라는 단어로 온통 덮어가고 있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병은 단순히 몸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니라 삶 전체를 흔들기 위해 온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아픈 몸은 소리 없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입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병은 가르쳐주고 있었습니다.
묻지 않을 수 없었어요.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계속해서 생긴 걸까?”
“나는 엄마로서, 과연 최선을 다했을까?”
“의사만이 우리 아이들을, 그리고 나를 고칠 수 있는 걸까?”
이러한 질문들은 제게 삶을 뒤바꾸는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했습니다.
병은 분명 두렵고 고통스러운 존재였지만, 그 덕분에 저는 비로소 ‘몸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삶의 방식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건강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 어두웠던 시간들이 우리에게 선물한 깨달음을 되짚어 봅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자라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희망은 때론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찾아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누군가는 병과 싸우고,
누군가는 병에 지지만,
저는 병과 함께 삶을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의학 서적이 아닙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제가 아이들의 백혈병과 아토피, 저의 당뇨 고위험군과 자궁 이상에 대해 병원 약만이 아닌 몸의 언어, 자연의 이치, 그리고 끈끈한 사랑으로 극복해 나간 삶의 기록입니다.
현대의학을 부정하지 않되, 스스로의 회복력을 믿고 꾸준히 실천한 엄마의 생생한 분투!
의사도 약사도 아닌, 그저 매일 아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엄마로서 아이와 저의 몸을 ‘다시 고쳐나간 실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치유의 여정을 다음과 같이 보여드릴게요.
먼저 병이 어떻게 우리 가족을 찾아왔는지, 그다음 어떻게 우리 스스로 치유의 주인이 되었는지, 마지막으로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근본적인 삶의 변화를 한 꼭지마다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첫번째는, 감기라는 작고 흔한 병에서부터였습니다.
이 책을 펼친 당신도 혹시 지금, 아픈 몸이나 지친 마음을 안고 있지 않나요?
끝없는 통증과 싸우고 계신가요?
아이의 알레르기나 만성 질환으로 밤잠을 설치고 계신가요?
혹은 자신의 건강 문제로 매일 약을 복용하며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우리 함께 이 길을 걸어가보시죠!
병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믿고, 삶을 고쳐나가는 길을.
엄마는 고칠 수 있습니다.
질병이 삶에게 던진 질문에 이제는 우리가 하나씩 대답해 나갈 차례입니다. 부디 그 여정을 함께 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