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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May 09. 2024

아주아주 작지만 "엄마를 부탁해"

엄마에게 지금 필요한 선물

<2024년 5월 8일 어버이날 일기>

◯◯야, 택배 방금 도착했어.
고맙다. 잘 쓸게.


점심을 먹고 엄마와 잠깐 통화를 했다.

엄마는 내 생일 축하를 위해, 나는 어버이날을 위해^^


2006년 엄마가 갑자기 크게 아프기 시작하셨는데 그 이후로 심근경색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한 몸으로 지내고 계신다. 당뇨의 영향인지 녹내장 예방 안약도 매일매일 넣어야 하고 치아도 어느 날부턴가 계속 썩어서 치과 치료도 하고 계신다.(당뇨가 있기 전까지는 치과 근처에 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아주 튼튼하고 건강하셨다.)


2022년에는 허리 협착증 수술도 하셨다.

최근에는 엄마가 신경안정제도 처방받아 드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약 부작용인지 드신 이후로 똑바로 걸으려고 해도 자꾸 비뚤게 걷게 되고 그러다 결국 넘어지기까지 하셨다고.. ㅜㅜ  그래서 약을 드시지 말라고 했다. 주위에 엄마 또래나 그 위 어르신들이 밤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 이런 걸 모른다. 잠을 너무너무 잘 자고 누가 업어가도 모르고 천둥번개가 쳐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잘 자기 때문에 불면의 고통을 나는 잘 모른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하게 자는 게 그저 행복하고 밤에 잘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니까.


그런데 잠을 잘 못 자는 분들에게는 밤이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엄마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서 알게 되니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피곤해서 자려고 누워도 금방 쉽게 잠이 안 들고 어찌어찌 잠이 들어도 새벽에 두세 번은 꼭 깨서 잠을 깊게 못 잔다는 것이다. 새벽에 한 번 깨면 그냥 꼴딱 새는 경우도 잦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니 약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엄마도 처방을 받아본 건데 엄마한테는 신경안정제가 맞지 않으셨나 보다.


불면증에도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거나 남용하면 안 되는데 엄마도 주위 사람들 얘기만 듣고 약을 처방받으셨다가 그만…


사실 엄마가 잠 때문에 고민을 하실 정도로 힘들어하신다는 걸 지난번 친정에 갔을 때 큰엄마한테 들었다.


딸인데 전혀 몰랐다. 떨어져 살아서 몰랐다는 건 핑계다. 결혼하고 나 사는 거에 바빠서 엄마, 아빠한테 너무 소홀했다. 그래서 엄마가 잠을 너무너무 못 자서 딱할 정도라고 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뜨끔했는지 모른다. 내가 참 무심했구나! 남들은 딸이 있어 좋다고 하는데 나는 딸 노릇도 잘 못하고 사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준비했다.

아직은 서툴지만 아로마테라피 자격증도 땄고 가장 가까운 엄마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엄마가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과 아팠던 막내가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은 비교할 수없이 간절하니까.

(에센셜) 오일 레시피대로 엄마가 사용하시기 편하게 모두 롤온으로 만들었다.


요즘 가장 힘드신 게 ‘잠’을 잘 못 자는 거라고 하셔서 숙면 롤온제일 먼저 만들었다.


[악마도 잠들게 만들 정도로 진정 특성이 강력한] 마조람 오일과
[진정하면 0순위 만능 오일로 몸과 마음을 엄마처럼 편안하게 진정시켜주는] 라벤더
[호르몬을 정상화시키는 진정 효과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일랑일랑
[신경계 진정 효과로 스트레스, 불안, 긴장감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되고 취침 시 디퓨징하면 편안한 수면에 도움이 되는] 시더우드까지


엄마가 매일매일 꿀잠 드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만들었다.

10ml 롤온이라 작지만 ‘한방울’의 힘이 강력하고 네 가지 오일이 블렌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활용하시면 효과를 보시리라 믿는다.


마조람, 라벤더, 일랑일랑, 시더우드

단일 오일로만 봐도 모두 매력적이지만 그중에서도 일랑일랑 오일은 친정엄마에게 상비약처럼 꼭 필요한 오일이라 생각해서 한 번 더 정리해 두려고 한다.

일랑일랑(Ylang Ylang)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원산지인 일랑일랑은
말레이어로 ‘꽃 중의 꽃’을 뜻하며 꽃이 흔들거리는 모양을 딴 필리핀어 알랑일랑(Along-lang)에서 유래해 일랑일랑(Ylang Ylang)이 되었다.

달콤한 자스민 오일향과 비슷하나 가격이 저렴해 ‘가난한 자의 자스민’으로 불리는 일랑일랑은 달콤한 꽃 향과 진하고 강한 이국적인 향기로 긴장을 완화시키고 건강 때문에 늘 걱정과 염려로 불안한 엄마의 마음을 진정시켜줄 것이다. 울 엄마는 꽃이란 꽃은 다 좋아하시기 때문에 분명 매력을 느끼실 오일이다.

또한 일랑일랑은 아드레날린의 흐름을 정상화시키는 진정 효과로 분노, 불안, 좌절, 우울증,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오일로써 신경성 긴장으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 고혈압, 빈맥(잦은 맥박)이  있는 경우 디퓨저에 발향하거나 심장 부위에 바르면 도움이 된다.
게다가 고혈압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되니 엄마에게 꼭 필요한 오일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일랑일랑이 1등이지 않을까.

나는 이제야 일랑일랑을 알았는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섬주민들은 일랑일랑 꽃을 따서 코코넛오일에 담가 ‘부리부리’라 불리는 포마드를 만들어 우기에 열과 감염을 예방했다고 한다. 또한 피부에 영양을 주기에 젊어지는 용도로도 사용했다고 하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130년 전부터 꽃에서 오일을 추출해서 사용했고 1878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에 소개하였다고도 전해진다.


 번째는 당뇨약을 매일 드시는 엄마를 위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오일들로 블렌딩을 해서 혈당조절 롤온도 만들었다.

당뇨는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기에 평소 염증 관리를 잘 해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

숨을 쉬고 생활하면서 매일매일 생기는 독소들을 잘 배출시키는 것도 중요하므로 평소 물을 자주 마셔줘야 하는데 이때 레몬수가 도움이 많이 된다. 레몬 오일이 들어간 레몬수!

레몬 오일은 위장 기능을 촉진하여 소화 기능을 도와주고 췌액분비를 촉진해 췌장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에 레몬 오일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레몬수는 차차 적응을 하실 수 있게 안내해 드려야겠다. 우선은 사용하기 편한 롤온부터^^

신진대사와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일과 소화기 계통에 도움을 주는 다이제스트젠, 특히 당뇨에 도움이 되는 시나몬 오일도 넣었다. 시나몬에 들어 있는 시나믹 알데하이드 성분혈중 포도당 수치를 대폭 감소시켜 준다는 내용이 논문에도 나와 있기 때문이다. 면역계와 관련해서 다양한 부분에 도움을 주는 블렌딩된 오일도 추가하고 간과 신장을 자극하고 활동을 촉진해 독소 배출을 원활하게 해주는 제라늄 오일도 넣었다.

모든 염증, 통증 레시피에 적절히 추가하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프랑킨센스와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고 순환, 소화에 두루두루 도움이 되는 로즈마리까지.

(단, 로즈마리는 혈압을 올리는 작용을 해서 고혈압인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오일이라고 나와있지만 캐리어 오일에 충분히 희석을 시켰고 여러 에센셜 오일들과 블렌딩이 되어 있기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번째는 심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는 롤온이다.

2016년에 엄마는 관상동맥 우회로 이식수술도 받으셨다.  스텐트 시술로는 더 이상 효과를 못 봐서 수술까지 하신 건데 그 이후로 항상 기운이 더 없다고 힘들어하신다.

건강이 좋지 않다 보니 매사에 자신감도 덜하고 자존감도 젊으셨을 때에 비해 많이 낮아진 것 같다. 건강에 대한 염려증 같은 것도 있다 보니 우울한 감정이 엄마와 자주 붙어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엄마가 걱정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로즈 오일과 자스민 오일이 들어간 로즈-자스민 심장 강장제를 만들었다.

(왼) 로즈 오일  /  (중앙)자스민 오일  /   (오)자스민꽃


로즈와 자스민은 우울증에 무조건 사용해야 한다. 우울증이 있거나 우울감이 있는 분들은 꽃 계열의 에센셜 오일을 다 사용해야 한다. 단순히 기분을 업 시키는 것을 넘어 정말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62~72 정도의 주파수가 흐른다고 한다. 보통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부정적인 말을 하거나 나쁜 음식을 먹었거나 나쁜 습관을 들였을 때 주파수는 내려간다.


떨어진 주파수를 올리는 방법은 숙면을 취하는 것인데 엄마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계신다. 다행인 건 에센셜 오일에도 주파수가 있는데 로즈 오일이 가장 센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무려 320이나!  긍정적이고 밝게 지내는 건강한 사람에게 62~72 정도의 주파수가 흐르니까 320은 정말 엄청난 에너지임을 알 수 있다.


로즈 오일은 장미 꽃잎에 아침 이슬이 맺힌 직후에 따서 증류해야만 질 좋고 많은 양의 오일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불가리아산 다마스크 장미 꽃잎새벽에 따서 24시간 안에  수증기 증류 방식으로 오일을 추출하는데, 약 5톤의 꽃에서 1kg의 오일 만이 추출되니까 가장 고가의 오일 중 하나다. 5ml 로즈 오일에는 약 100방울의 로즈 오일이 들어있고 이것을 방울 수로 환산하면 한 방울에 5,000원이 넘는다. 그렇기에 한 방울을 얕잡아 보면 안 된다.


에센셜 오일은 농축되어 있는 것이므로 한 방울의 힘이 엄청 강력하다. 특히 로즈 오일은 오일 자체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게 강력하기 때문에 효과도 즉각적이라고 한다.


꽃에서 추출하는 오일들은 모두 다 피부와 심장, 생식기 쪽에 좋은데 특히 로즈 오일은 가장 강력한 심장 강장제다.  왜냐하면 혈액순환을 아주 강력하게 시키기 때문에 그렇고 모세혈관까지도 다 강화시켜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독소를 엄청나게 빨리 빼준다. 그래서 로즈 오일은 심장에 119와 같은 오일이라고 기억하면 좋겠다.


자스민 꽃에서 추출하는 자스민 오일도 로즈 오일처럼 매우 귀한 오일이다.


꽃잎이 매우 얇아서 채취할 때부터 손이 많이 간다.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다 뜯어서 추출하는데 방법도 번거롭고 추출되는 양 또한 엄청 적어서 비싸다.   


 자스민 향기는 두려움을 줄여주고 마약처럼 기분을 풀어주는 오일이기 때문에 정신적인 측면에 작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흡입하거나 향수처럼 맥박이 뛰는 부위에 뿌리거나 바르면 긴장이 완화되고 활력이 생긴다. 따라서 일상에서 향수처럼 뒷목, 어깨, 가슴, 발바닥에 바르면 긴장을 완화시키고 자신감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혈압 안정에도 도움이 된단다.


아주아주 작지만 강력해서 믿어.
매일 같이 있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 울 엄마를 잘 부탁해!
부디 엄마와 늘 함께해줘!!


안그래도 하루에 먹는 약과 평생 드셔야 할 약이 많은데 여기서 약이 더 늘어난다면? ㅜ.ㅜ

부작용을 감수하며 계속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엄마에게 에센셜 오일이 보조요법으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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