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인사 그리고 3월을 시작하는 마음

by 글밤



며칠 전부터 따스함이 찾아왔다.

따뜻한 온기가 내려앉으면서, 하늘도 웜톤의 푸른빛으로 변하고, 마르고 거친 땅에도 작고 어린 초록 풀들이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번에는 겨울이 인사 없이 떠나나 싶었다.

그리고 어제 내린 눈.

겨울은 역시나 잊지 않고 강렬한 인사를 했다.

이제 오롯이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떠난 것이다. 물론, 돌아올 때도 강렬하게 돌아오겠지만.

누군가는 말한다.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은 3월일지도 모른다고.

같은 계절이 이어지고, 잔뜩 움츠리게 되는 몸과 마음으로 무언가를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1월과 2월이 지나가 버리기 때문일지도. 특히나 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짧다. 한 해의 입장에서 보면 며칠이지만 그 이틀, 삼일이 2월 한정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파트 후문을 지나쳐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교문에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다.

첫 등교하게 된 아이들은 정말 '시작'이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3월을 맞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교문을 향해 들어가는 모든 아이들이, 원하는 꿈을 이루는 시작이 되기를 바래본다.

살다 보니, 이렇게 봄의 시작과 사회로의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출발이 함께 만나는 순간들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긴장과 떨림만이 있어서 제대로 그 순간들을 보내지 못했던 것 같은 후회와 미련이 남는 것은 덤.

그리고 그 미련의 지분은 아마도 이미 그 순간들이 내 삶에서 모두 지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들어오는 포근한 숨이, 커튼을 통과해 들어오는 빛의 줄기가 만들어내는 방안 무늬가. 그 어느 때보다 아침을 사랑하게 만드는 계절 봄. 그리고 3월.

그래서 나는 다시 설렌다.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잔뜩 있고, 자연의 생명력도 응원해 주는 계절이니까.

미련의 지분을 더는 늘려주고 싶지 않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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