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가 밀려드는 것처럼 내 안에 들어오는 생각들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밀려든 생각들은 각기 다른 감정들로 연결된다.
해안을 덮는 밀물의 움직임이 때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이 말이다.
밀물에 휩쓸리지 않도록, 생각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때때로 내 의도와 상관없이 부딪쳐오는 생각은 씁쓸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니까.
아무 제약도 제한도 없이 수없이 많았던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이 그 나이가 되면 이루어져 있을 거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원했던 모습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듯한 지금의 나. 그 차이만큼이나 상황도 관계도 변했고, 이런 생각들이 속절없이 밀려들 때면 참 쓸쓸하다.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여전히 꿈꾸고 있다는 것. 그 꿈들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작은 노력이라도 하고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 속도는 세상을 움직이는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속이 붙는 것도 아니다.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싶지만, 어떤 날은 너무 느려서 멈춰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때도 있다.
결과에 초연해지고 싶지만, 나는 아직 그만큼의 성숙함은 갖추지 못한 것만 같다.
과정을 즐기고 싶지만, 전전긍긍하며 마음은 이미 결승선의 어느 지점에 가있다.
밀물이 빠져나가고 남은 자리에 변함없이 남아 있는 것들은 굳건하게 스스로를 지탱하는 존재들이다.
이 생각들도 썰물이 되어 빠져나가면,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 생각들이 만든 감정의 흔적들, 그리고 때로는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어쩔 수 없다. 또 밀려들 생각이니까.
다만 다음에는 조금 더 쉽게 흔들리지 않기 위해, 표류하지 않기 위해 오늘의 속도로 오늘의 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