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윤 Aug 24. 2020

#7.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아이가 더 똑똑할까.

자연분만, 제왕절개 아직도 고민하는 당신에게.

임신기간 동안 분만방법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오지랖이 무척 많았다. 마 그때의 나와 비슷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임산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출산을 아름답다고 했던가.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어느 하나 쉬운 건 없고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위험한 건 사실이다. 아마 대부분의 산모들이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라는 분만 방법 중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많은 고민을 할 거고, 후기도 많이 읽어볼 것이다.

하지만 출산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역아나 전치태반, 그밖에 응급 상황이라면 안전을 위해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겠지만 모든 산모와 아기의 상황이 다르고 몸도 다르기 때문에 '자연분만이 좋다.' 혹은 '제왕절개가 좋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이다.

많은 후기를 읽어봐도 누구는 자연분만이 나았다, 누구는 제왕절개가 나았다 등 극과 극의 후기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분만의 빠른 회복에 대해 찬양하고 수술은 무조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아이가 제왕절개로 출산한 아기보다 아이큐가 더 높고, 면역력도 더 좋다는 말도 있단다.


나의 경우에는 부득이한 사유로 제왕절개를 했지만, 출산하고 나니 태반유착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태반이 자궁에 붙어있어, 만약 자연분만을 했더라면 출혈이 더 심했을 것이고 대학병원에 가서 수혈까지 받아야 했을 거라는 주치의 선생님의 말을 듣고 수술하길 천만 다행이다 생각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또, 출산방법에 따라 면역력의 차이가 있다는 말에 대해서는 몇 개월이 지나면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큐는 더욱이 근거 없는 이야기이고 말이다.


간혹 주변에서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응급 상황으로
수술을 하게 돼서 죄책감이 들어요. 좀만 버텨볼걸.’하는 산모가 있다.

이게 무슨 소리?


응급상황인데 좀만 더 버텨보다니.
응급은 말 그대로 응급이다.
산모와 아기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자연분만을 하고 싶은 이유는 뭘까.

위에서 언급한 아이큐, 면역력 때문에?
아니면 회복력? 주변 시선?

자연분만을 해야 모성애가 있는 엄마라는 주변 시선도 간혹 있는듯해 임신기간 동안 정말 놀랐다.

내 주변만 둘러보아도 자연분만을 못하고 수술로 낳은게 아직까지 미안하다는 엄마들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제왕절개가 더 좋다고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자연분만이, 누군가에게는 제왕절개가 회복이나 만족도 면에서 더 맞을 수 있다.


물론 내가 자연분만으로 순산할 수도 있겠지만, 내 뜻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강요로 자연분만을 시도했다가 진통이란 진통은 다 겪고 결국 수술하게 된다면..?
주치의도 난산이 예상된다 하였는데, 무리해서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내 결정대로 할걸!'하고 후회하긴 싫었다. 또 나에게 자연분만을 하라고 강요했던 모든 사람들이 원망스러울 것 같았다.


친정엄마께서도 출산을 얼마 앞두지 않은 내게 자연분만의 장점에 대해 일러주셨지만,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나와 수술이 더 잘 맞겠다고 생각하여 의사와 상의 끝에 내 소신대로 수술을 결정했다.

출처 :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우연히 보게 된 티비 프로그램에서 자연분만을 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며느리에게 단지 손주의 아이큐때문에 자연분만을 강요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사실 출산 방법에 대해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는다는 것도 말도 안 되고 우스운 얘기지만 분만 방법에 대해 위의 가족들처럼 제삼자와 트러블이 있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적잖이 놀랐다.

우리는 양가 어른들 모두 내 결정을 존중해주시고 나와 아기가 건강하기만 하면 그게 가장 좋은 분만 방법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출산은 누군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롯이 산모와 아기만이 겪어야 하는 일인데 가족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아닌 제삼자가 절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인터넷이나 지인들에게 조언 정도는 구할 수 있겠지만,
결정을 제삼자에게 떠맡기는 것보단 주치의랑 상담해서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대신 아파줄 거 아니고 람마다 몸과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이유불문 대단하고 그녀들을 존경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특히 출산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읽었을 어딘가의 예비엄마들.

이미 엄청난 일을 해내고 있음에 자신감 갖고 힘내시기를.


파이팅!

이전 06화 #6. 아기한테 동요 말고 트로트 들려주면 안 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