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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이구 Aug 27. 2021

잡생각을 떨쳐버리는 법

잡생각, 걱정, 불안이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를 망치는 습관


    주변에 친구들은 만나면 하나 같이 하는 푸념이 있다. '잡생각이 너무 많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다', '밤새 이유모를 불안감 때문에 잠을 못 잔다' 등 현대 사회의 사람들에게는 이 불안감이 왠지 모르게 너무 많아졌다. 물론 어느 정도의 걱정과 불안이 있어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미래에 대비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샤워 시간이 1시간 가까이 되고 불안감에 잠을 못 자게 되는 정도까지 되면 분명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나도 걱정이 되게 많은 사람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내가 나중에 밥은 먹고살 수 있을까?', '내 집 마련은 못하겠지?', '취업은 가능할까?'와 같은 비교적 먼 미래의 일의 걱정부터 시작해서 '난 왜 계속 시간을 낭비하는 거지?', '오늘 하루를 낭비했어, 어제도 마찬가지였고, 아마 내일도 똑같이 낭비하겠지', '주변에 친한 친구도 없는 거 같아. 난 인생을 실패했어'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로 하루 종일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누군가와 말다툼이 있거나 뭔가 일이 잘 안 되는 상황이면 하루에 몇 시간이고 그 생각만 하고 있다.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문제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간과 감정을 투자해가면서까지 그러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 많은 시간과 감정을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한 경우는 정말 적다. 우리는 비관적인 생각에 잠길 때 생산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자책과 원망 그리고 좌절만이 있다. 예를 들면, '그 자식은 인성이 글러먹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네', '나는 왜 이러지? 나는 구제불능이야', '내 인생은 망했어. 내 친구들은 잘 사는 거 같은데 말이야...' 같은 전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간이 갉아먹고 내 감정도 갉아먹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방치하면 안 된다. 사람에 따라서 하루에 1~2시간에서 3~4시간까지 어떤 경우에는 정말 하루 종일 비생산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에 몰두하여 또 다른 하루를 망치는 일을 우리는 멈춰야 한다. 하루에 샤워하면서, 자기 전에, 그리고 활동하면서 하루에 2 시간을 위와 같은 비생산적인 생각에 빠진다고 가정해보자. 일주일이면 8시간이고 한 달이면 32시간이고 1 년이면 384시간이다. 384 시간이라니 이 엄청난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했으면 내 인생을 바꾸고도 남았을 것이다. 또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멈춰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욕을 했다고 가정해보자(친구나 직장상사, 또는 가족이라는 생각 해보자). 처음엔 '이 사람이 좋은 말로 하면 되지 왜 욕을 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30분 동안 계속 그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자신도 맞받아쳐서 욕을 할걸 하고 후회할 것이다. 그러면서 상상 속에서 그 사람에게 열심히 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속이 시원해지지는 않는다. 1시간이 지나면 예전부터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 점(주로 방금 상황과는 관계없는 외모, 식습관, 인생관 등)을 하나하나 기억해 내면서 그 사람이 더욱더 맘에 안 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전에 생각할 것이다. '정말 불쾌한 하루였어. 그리고 이건 다 그 사람 때문이야.'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는 일은 쉽지 않다. 나의 무의식과 싸워야 한다는 점이 그렇다. 내가 잠시라도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 실제로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놀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반복해서 연습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잡생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안 받으며 하루를 조금 더 생산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네거티브 타임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정말로 많다. 그리고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방식은 바로 일명 '네거티브 타임'(Negative Time)이다 (내가 직접 붙인 이름이지만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부르느지는 모르겠다).

    

임상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

    거창한 이름처럼 보이지만 간단하다. 네거티브 타임, 즉 부정적 시간은 말 그대로 걱정거리, 원망 거리, 불안거리를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녁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 네거티브 타임을 정해놓으면 그 외에 시간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도 '어차피 좀 있다가 생각할 시간이 있으니깐 그때 가서 생각하자'라고 하는 것이다. 이게 될까? 실생활에 적용이 될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본인이 직접 해본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 중 하나이다. 하버드 대학교와 토론토 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한 조던 피터슨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의 해독제' (12 Rules for Life: An Antidote to Chaos)에서도 잠깐 똑같은 개념이 소개되었다. 피터슨 교수님과 피터슨 교수님의 아내는 딸의 건강 문제 때문에 늘 부정적인 생각에 잠겨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딱 그 시간에만 부정적인 생각을 하니 나머지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나머지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아마 이것이 일명 '네거티브 타임'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에 업무에 집중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취미생활을 즐길 수도, 외국어 공부를 할 수도, 불충분한 잠을 잘 수도 있다. 무엇보다 당신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고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아니 우리 모두가 알지만 자주 망각하고 살아가는 교훈이 있다. 평범한 하루가 모여 평생이 된다는 것이다. 어제, 오늘 알차게 하루를 보냈고 내일도 알차게 보낼 계획이라면 당신은 평생 알차게 보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네거티브 타임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물론 어떤 짓을 하든 자유이다. 각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문제를 직면했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니 말이다. 하지만 추천할 만한 네거티브 타임을 즐기는(?) 방법이 있다. 우선을 글을 쓰는 것이다. 생각을 머릿속에서만 하지 말고 종이 위에서도 해보는 것이다. 머릿속은 혼란스럽다.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엉킨 실처럼 똬리를 틀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풀어지지 않는다. 반면 글자는 실질적이고 정확하다. 글자는 다수의 합의하에 정해진 뜻을 가진 단어를 적절한 배열로 나열한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이다.


    아래 생산적 글쓰기는 네거티브 타임에 할 수 있는 나의 개인적인 제시 중 하나이다. 자신만의 방법(이를테면, 명상, 술 등)이 있다면 최대한 생산적으로 그 네거티브 타임을 활용하도록 해라. 하지만 만약에 그런 방법이 없다면 아래 내가 소개할 생산적 글쓰기가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생산적 글쓰기



   머릿속으로만 생각을 하면 보통 같은 생각 같은 감정이 계속해서 같은 자리에서 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점점 부정적으로 증폭된다. 머릿속에서의 생각은 원으로 돌고 돈다면, 생각을 글로 표현하게 되면 일직선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제자리에서 맴맴 돌던 생각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비로소 생산적인 생각이 시작되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나의 감정을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그 당시 상황만을 묘사해라. 단계를 하나하나 밟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에게 질문을 하고 질문에 답을 내라. 거기서 멈추지 말고 당신이 적은 그 답변에 또다시 질문을 만들어서 답변을 얻어 보아라. 한 번에 해결방안을 찾으려 하지 말고 천천히 세심해야 한다.

   

    만일 어떤 질문으로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래 내가 주로 사용하는 생산적 글쓰기의 질문들과 단계들이다. 처음에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아래의 형식을 따라 해 보아라.



1. 현재 어떤 상황인가?

2.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3. 문제의 발단이 무엇인가?

4.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5.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6. 내가 느낀 감정이 올바른가?


1.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이 부분은 나름 쉬운 부분이다. 말 그래로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쓰는 것이다. 다만, 모든 감정을 슬픔, 불안, 화남 같이 한정된 단어로 묘사하는 버릇을 피해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훨씬 더 풍부하다. 더욱 풍부한 단어를 사용해서 자신의 감정을 묘사해보자.


2. 현재 어떤 상황인가?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가장 어려운 단계이다. 생각보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당시 상황을 묘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우선 기억이 잘 안 날 수도 있다. 그리고 내 감정이 들어가 있으면 기억이 조작되어있을 수 도 있다(놀랍게도 자주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최대한 내가 그 당시 상황을 녹화하던 cctv라고 생각하면서 객관적으로 당시 상황을 서술해야 한다.


Example

-     20XX 년 XX월 XX일 OO은('나' 보다는 자신의 이름으로 써서 정말 제 3자의 눈으로 보듯 서술하자) 어제부터 열심히 준비한 PPT를 직장상사 △에게 12시경에 보여주었다. △△는 화를 내며 OO의 PPT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며 욕설이 섞인 비난을 했다. 


  

3. 문제의 발단이 무엇인가?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 만일 문제의 원인을 아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해결 방법을 모르겠다면, 그건 당신이 진정한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한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을 잘못 찾은 경우는 대부분 자기 자신의 탓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거나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에서 온다. 후자의 경우는 자존감에 대한 글에서 소개하도록 하고, 전자의 경우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꾸어야 한다. 


    '모든 일은 쌍방이야', '네가 잘못했겠지' 등과 같은 말을 들으면 사람은 괜스레 기분이 안 좋아지기 마련이다(어투의 문제도 있지만). 하지만 문제를 나에게 있다는 것은 내가 직접 능동적으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실수를 내가 바로 잡으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나에게서 아무 잘못이 없다면 내가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무리가 될 수 도 있다. 그러므로 기억하자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엄청난 행운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해도 잘 생각해봐서 억지로라도 적어보아라.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다른 사람, 사회, 환경, 오해 등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면 거침없이 써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복합적으로 여러 요인이 적용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가 놓친 요인이 없는지 세심하게 확인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사소한 요인이라도 적어야 한다.

4.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나에게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지, 내가 노력해서 무언가 해결하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개선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문제인지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전혀 내가 무언가 할 수 없는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해결방안이 전혀 없다면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내가 구태여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은 보통 내가 다쳐서 당분간 밖에 못 나가게 되거나, 이사를 갔거나, 너무 바쁘거나 하는 이유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그러한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우리가 사로잡히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우리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심지어 전쟁, 자연재해, 그리고 죽음도 우리가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선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5. 내가 느낀 감정이 올바른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뒤, 당신이 느낀 감정이,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이 아직도 2번과 같은 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그 상황에서 느낀 감정이 불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을 정리하고 보니 외로움일 수 도 있다. 이 단계는 왜 있느냐 하면, 미래에 비슷한 상황이 있을 때 실수를 바로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현명한 해결방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6.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자, 어느덧 막바지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게 되었고,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고 종이에 적으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신이 정해둔 해결방안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정해놓은 해결 방안에 맞추어 위의 질문들에 대답했을 수도 있다. 당신의 해결방안이 틀렸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가장 좋은 해결방안은 아닐 확률이 높다. 만일 당신이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머리를 비우고 틀을 없앤 후에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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