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남편이 장을 보면서 카트에 치즈케이크를 담은 사진을 보냈다. 사지 마라고 보낸 톡은 이미 결제 후였다.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 나도 아이들도 치즈케익을 좋아하지만 있으면 자꾸 손이 가기에 막아볼 생각이었다. 가끔 먹으니 괜찮다는 신호는 이내 받아들인다. 먹는 순간 그 자리에 행복이녹여드니까.
집에 과일이 많으면 부자가 된 것만 같다.이런 날이 흔치 않은데 마침종류별로 있다. 시어머니와 언니까지 과일을 주었다.참외, 바나나, 오렌지, 키위, 사과, 토마토 어제 쿠팡에서 주문한 냉동블루베리까지 과일이 풍년이다. 하나도 없을 때도 있지만 개의치 않았다. 없을 땐 모르지만 있으니 든든하다.
아침마다 블루베리와 요거트를 챙겨 먹는 형부가 최근에 안구건조증이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고 바로 주문하게 되었다. 요즘 폰으로 글을 많이 본다.깨알같이 적힌 글들을 노려보려니 눈알이 고생이 많다. 약보다는 과일을 선택해 본다.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라는 말을 들은 게 솔깃하기도 했다. 요리실력은 부족하지만 과일은 잘 깎을 수 있다. 당장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한다. 아침에 완전 빈속으로 나가는 것보다 과일을 먹으면 부담스럽지도 않고 산뜻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책에서도 아침에 과일이 좋다고 한다. 작은 움직임으로 가족들의 건강도 지킨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챙겨준다는 느낌이 좋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곧 우리 가족을 위한 거였다. 내 마음이 편안해야 가족들도 보인다. 나를 먼저 챙긴다.
초6 둘째는 아침에 신 과일은 먹기 싫다고 한다. 접수. 바나나와 사과 달걀은 잘 먹는다. 이렇게 작은 취향도 알아간다. 누가 나를 챙겨주는 마음이 감사한데 아이들은 당연할 줄로 알려나. 강한 생색이 아닌 엄마는 이렇게 먹으니 좋더라 내가 먼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꽤나 간단하다. 여기에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 한 줄 곁들여지면 더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