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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 Sep 30. 2023

꿈에 이르는 길을 잃는다면...

지도만으로는 길을 찾기 어려울 때 

  지난 글에서 꿈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는 지도, 즉 로드맵을 그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꿈으로 가는 지도를 그렸으니 이제 목적지를 향해서 가면 된다. 그렇다. 로드맵에 설계된 대로 차근차근 실천해 나아간다면 꿈꾸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실제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로드맵에 그려진 것과는 다를 수 있다. 또한 지도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여행을 할 때 완벽한 지도란 있을 수 없듯이, 꿈꾸는 삶을 이루는 과정에도 완벽한 로드맵은 없다. 지도는 단지 참고용일 뿐이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여행 중에 길을 일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인이나 길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거다. 꿈으로 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길을 잃었다고 느껴지거나 앞이 안 보일 때는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 즉 먼저 가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이런 사람을 우리는 멘토 또는 롤모델이라고 한다. 멘토나 롤모델이 주변에 있어서 필요할 때 연락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모두가 그런 행운을 누리지는 못 한다. 다행히도 요즘은 온라인이나 SNS를 통해 가까이 살지 않는 사람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이런 면에서 멘토나 롤모델을 우리나라 사람으로만 한정할 필요도 없다. 이때 외국어 특히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된다. 다만 멘토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나의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조언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바로 사회적으로 유명하거나 큰 성취를 이룬 사람을 롤모델로 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SNS로 연락을 해도 답을 들을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는 그들에게 의견을 묻고 조언을 듣기보다는 그들이 걸어온 길을 찾아보고 배우는 것이 좋겠다. 그들의 평소 알려진 행동이나 책, 인터뷰 등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지훈이는 평소에 즐겨보던 영화의 감독이자 작가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을 롤모델로 골랐다.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조언을 얻기는커녕 연락을 주고받기도 힘든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훈이가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롤모델로 택한 이유는 단지 그가 영화감독 겸 작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훈이의 첫 시나리오인 <노인과 바다, 뒷이야기(Afterward or Back>는 시간이 일직선상으로 흐른다는 우리의 생각을 과감히 깬 작품이다. 헤밍웨이가 쓴 <노인과 바다> 이야기의 후편(Afterward)을 상상하고 그의 상상이 실제 <노인과 바다>를 헤밍웨이가 쓰게 된 모티브(Back story)가 된다는 구조다. 다시 말해, 시퀄(sequel: 후편)이 프리퀄(prequel: 선행을 담은 속편)이 되는 시간의 연속성을 파괴하는 구조이다. <메멘토>로부터 <인셉션>, <인터스텔라>까지 시간에 대한 감각을 해체하고 재구성해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온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을 롤모델로 선택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그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훈이는 대신에 그에 관해 이미 알려진 자료를 연구하기로 했다. 먼저 그가 발표한 모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이후에는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인터뷰나 강연 등을 봤다. 특히 대학을 막 졸업하는 청년들에게 들려주는 졸업식 연설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정말 다행히도 요즘에는 이런 자료를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롤모델이 주변에 없어도 되는 이유다. 다만 자막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영어로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지훈이가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으니 1석2조라고 할 수 있겠다. 


길을 찾기 어려울 때 롤모델이나 멘토의 도움을 얻지 않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길을 잃는 것이 나쁜 일이기만 할까? 우리는 모르는 곳을 여행하면서 길을 잃었을 때 더 좋은 여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방황하다 지도에는 없는 멋진 곳을 찾았을 때다. 꿈에 이르는 길도 마찬가지다. 길을 잃고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중에 꿈꾸는 삶으로 갈 수도 있다. 단 방황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결국 길이 안 보여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좋은 지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까.



그림 출처: https://dare2compete.com/blog/anne-frank-changed-my-outlook-himangi-from-amu-on-her-role-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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