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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았던 남미여행을 마치고

안데스 츤데레, 포비님과 함께 한 남미기행

by 고재열 여행감독 Ma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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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은 걱정을 많이 했다. 여행 경험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걱정도 늘게 된다. 이런저런 상황을 겪다 보니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곳을 갈 때 조심스러워진다. 다양한 상황이 시뮬레이션되니까. 여러모로 불비한 곳, 남미가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첫 남미여행이 지연되었다. 믿고 진행할만한 현지 여행사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트랩과 콜라보하는 여러 여행사의 추천을 받고 이런저런 평판 조회를 거쳐 결단을 내렸다. 트랩 멤버들 성향과 맞는 곳을 추천해 주셔서 현지 여행사를 선택하고 지난2월 남미여행을 성공적으로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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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을 가기 전 몇 가지 걱정되었던 것들이 있었는데, 실제 가보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트랩의 다음 남미여행을 위해서, 남미여행을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1) 고산증 : 히말라야 트레킹 때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멤버들을 두루 보다 보니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다. 이번에 시니어들이 중년 멤버들보다 고산증에 더 무던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전문의 소견을 들어보니 고산증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뇌부종(뇌가 붓는 증상)인데 나이가 들면 뇌가 수축하기 때문에 덜 온다는 것이다. 다음 남미 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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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숙소/식사 퀄리티 : 히말라야, 중앙아시아, 몽골 등등. 더 좋은 숙소와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여행지들이 있다. 더 좋은 곳에서 대접하고 싶어도 그런 곳이 없으니까. 기획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여행지다. 남미의 사정도 그렇지 않을까 우려했다. 가보니 대체로 양호했다. 특히 페루 음식이 좋았고 볼리비아는 소박하지만 친근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은 소고기가 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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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약속 위반 : 저개발 국가에서 심심치 않게 겼는 일이다. 약속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다양한 핑계가 등장한다. 현지 업체가 약속을 안 지켜도 어디 호소할 데가 없다. 그래서 현지에선 검증된 여행사를 써야 한다. 아니면 오랜 신뢰관계가 있거나. 비용이 더 들더라도 보장된 곳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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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케줄 응용 능력 : 보통의 여행사는 여행객들을 자신들의 베이어 벨트에 올려놓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일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일단 세팅해 놓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여행을 돌린다. 현지 날씨나 참가자 성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보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관습적으로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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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안과 안전 : 역시 저개발 국가에 갈 때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면 여행감을 해치게 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조심히 필요하다. 그 중도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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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걱정을 안고 남미로 갔는데, 다행히 포비님을 만나 무난히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연륜이 빚어낸 노하우로 이런저런 상황을 잘 극복해 주셨다. 장벽을 만나면 적절한 플랜 B를 꺼내주었고.


포비님은 그야말로 츤데레, 첫인상은 가이드로서 부적격이다 싶을 정도로 냉랭하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첫인상은 ‘뭐야, 저 사람’ 이런 느낌이었다고. 행색도 노숙자를 갓 벗어난 스타일(사진은 가장 상태 좋을 때임)이었고. ㅋㅋ


말하는 스타일도 니힐 하게 툭툭 내뱉는 스타일. 보통의 가이드는 무슨 부탁이든 들어줄 것 같은 인상인데, 무슨 부탁이라도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대부분의 참가자들 평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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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시 실전에서 빛이 났다. 안 들어주는 부탁이 없었고, 못 해결하는 현안이 없었다. 현장 상황은 대부분 그의 예측 범위에 있었고 변수를 피해 순탄하게 진행했다. 중간에 산사태로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가 계속 지연되었지만, 다행히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여행 후반부엔 당연히 그에 대한 평도 바뀌어 있었다. 대체로 츤데레라는 평. 다음 겨울엔 남미 츤데레 포비님과 남미기행과 함께 파타고니아 & 잉카 트레킹도 기획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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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비자의 기억>


남미여행의 첫 장벽은 볼리비아 비자다. 볼리비아 비자받기가 쉽지 않다. 9명이 남미를 가는데 1명은 주한 볼리비아대사관에서 바로 받고 5명은 사흘을 기다려서 받고 3명은 비자를 받지 못하고 가서 페루 리마의 볼리비아 대사관에 가서 받았다. 그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다음 남미여행을 위해 볼리비아 비자 신청 관련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

오늘 주한 볼리비아 대사관 영사부에 비자 신청하러 갔는데 퇴짜를 맞았네요. 8명 중에 5명만 신청이 되었고 3명은 탈락. 이유는 첨부한 사진의 배경이 완벽한 흰색이 아니라는 이유. 원본 사진을 같이 가져갔는데도 안 된다고. 인도 비자나 중국 비자보다 훨씬 까다롭네요. 다음 남미기행을 위해서 여기 메모해 둡니다.

1> 볼리비아 비자는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오프라인으로 관련 서류를 접수해야 하는데, 곳곳에 함정이 존재합니다.

1) 구글 크롬에서만 작성해야 합니다.


2) 온라인 신청용 서류(여권 사본, 현지 여행일정표, 항공 e티켓, 현지 숙박 확인증, 본인 명의 통장 잔고 증명서/영문)를 올려야 하는데, 500kb 이하의 이미지파일이나 PDF로 파일로 올려야만 합니다.


3) 황열병 예방 접종 서류도 필요한데, 여행일정표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이걸 모르고 억지로 황열병 예방 접종을 하시는 분도 계시는 듯요).


4) 숙박 증명서에는 개별 신청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주) 항공권은 볼리비아 인/아웃 항공권이 아니라 남미 인/아웃 항공권을 첨부해도 허용합니다.

2> 이렇게 서류를 준비해서 올려도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1) 올해 볼리비아대사관은 인지가 부족하다며 1월 초에 비자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비자 발급은 설이 지나 2월4일 무렵이 되어서야 재개되었습니다. 그 중간에 남미여행 일정이 시작되는 사람은 비자를 못 받고 갔습니다.


2)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한 후 한 달 이내에 오프라인으로 신청을 해야 합니다. 신청서에도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3) 온라인 신청용 서류(여권 사본, 현지 여행일정표, 항공 e티켓, 현지 숙박 확인증, 본인 명의 통장 잔고 증명서/영문)를 모두 출력해 가고 온라인 신청서는 반드시 칼라로 인쇄해 가야 합니다. (다 출력해 갈 것이면 뭐 하러 온라인에서 별도 신청을 하는지...)


4) 관광비자 인지세 30달러는 잔돈을 받을 필요 없도록 정확히 30불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3> 열심히 준비하고 가도 비자 신청 거부가 허다합니다.

1) 가장 많은 경우가 온라인 신청서의 증명사진 배경색이 완벽한 하얀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증명사진을 스캔하면 완벽한 하얀색이 안 나오는데 이 사진은 퇴짜를 맞습니다. 사진관에서 파일로 받으면 하얗게 나오는데 이걸 그대로 올려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2) 숙박 예약서에 신청자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이것도 거부 사유입니다.

4> 결국 플랜B(리마 볼리비아 대사관)와 플랜C(도착비자)를 준비해야 합니다.

1) 인터넷으로 재신청할 때 비자 수령 장소를 지정합니다. 서울이 아니라 리마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신청 장소를 바꿔서 재신청해야 합니다.


2) 리마 볼리비아 대사관에서도 한국처럼 사흘 후에 오라고 하면 비자를 못 받습니다. 이틀 밖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일 받을 수 있다고 할 때만 가능합니다. 쿠스코에서 다시 도전을 하려면 온라인 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 합니다.


3) 볼리비아 라파즈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을 때는 현지에서 오프라인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합니다. 리마에서 받든 볼리비아에서 받든 온라인에 신청한 첨부서류를 모두 들고 가야 하고요.


4) 도착비자의 경우 ‘잔고 증명서’ 외에 ‘6개월 은행거래 증명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따로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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