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과 밀물처럼 냉기와 온기가 교차하는 시기
2월이라지만 기온은 벌써 옷차림을 가볍게 만든다
긴 밤을 건너온 비가 아침에 잠깐 멈춘 듯하더니 다시 흩날린다
잠시 사무실 밖으로 나서본다
바람에 날리는 작은 물방울들
우산을 펼치는 않아도 좋을 정도로 비가 내린다
문득 이 시간 해가 떠 있을 방향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옅은 회색 장막으로 둘러싸인 허공
투명한 물방울들이 수없이 겹치면 태양도 사라지는구나
슬픔이 성기어 거듭 방울지면
찬란했던 한 때도 빛을 잃고 말겠지
너무 애쓰지 말아라...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씀하시던 어머니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뿐
하늘이 때에 따라 내려주는 이 비가
족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차금차금 얼굴 위로 내려앉는 수정 파편들
곧 지상에 닿아 여정을 멈추기 아쉬운지
이내 바람을 타고 다시 떠오른다
* 봉은사 홍매화 가지가
감히 창공을 향해 꽃순을 겨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