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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 멜랑쥐 Sep 16. 2024

7일_오늘만 살아보자

새로운 친구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손님으로 온 대학원생인데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난다.  

아침 일찍 문을 열고 환기를 위해 문을 활짝 열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청소를 끝낸 다음에 에스프레소  한 잔 내려서 창가에 앉아 마시고 있었다. 창 밖으로 어떤 키가 큰 흑인 청년이 가게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더니 다시 돌아와 앞으로 지나갔다. 잠시 후 그 청년이 다시 가게 앞에 서서 잠시 머뭇하더니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나의 서툰 영어 실력과 청년의 서툰 한국어 실력으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앉아 책을 폈다. 공부를 할 모양인가 보다 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과 쿠키를 내줬다.


그 시간은 정식 오픈 전 이른 시간이라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놓았었다. 나는 오픈 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픈 준비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날도 습관처럼 흥얼거렸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청년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열 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두 사람이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노래가 시작되었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다.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더니 그 청년도 함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날의 경험은 굉장히 아름다운 추억이다. 우리가 부른 노래는 ‘perfect’ 에드 쉬런의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로 본인의 이야기를 부른 노래였는데 그 청년도 그 노래 가사를 아는 듯 작은 목소리로 읖조리 듯 따라 불렀다. 내가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본인도 음악을 흥얼거린 것일까?? 이곳은 노래를 불러도 되는 카페 인가 보다?? 그냥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부른 것일까? 처음 경험한 일이라 웃기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우끼는 청년이네’ 싶은 생각도 들면서 나의 모습이 오히려 편안함을 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공부를 다 했는지 ‘thank you’라고 하는 청년에게 나도 ’me too’라는 답을 했다. 그리고 ‘see you’라고 했더니 싱긋 웃더니 인사를 꾸벅하고 나갔다.


다음 날 그 청년이 또 왔다. 아메리카노와 쿠키 하나를 주문하고 한쪽 구석자리에 앉아 공부를 했다. 밤 9시였다.

늦은 시간 가게들의 불이 거의 꺼진 동네 구석자리에서 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있노라면 가끔은 지루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도 온 친구가 밤늦게 까지 같은 공간에 있어 준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으로 안심이 되고 좋은 일이었다.


다음 날 낮에 그 청년이 또 왔다. 그 친구는 환한 얼굴로 인사를 했다. 궁금했다. 어느 나라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서툰 영어 실력으로 이것저것 물어보니 아프리카 말라위라는 나라에서 우리나라에 유학을 온 대학원생이었다. 본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흑인에 대해 별로 안 좋아하는 것일 것이라 생각했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선입견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새로운 친구 사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고 친구 할까라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대화가 자유롭게 통하지도 않고 구글 번역으로 대화하는 사이지만 나에게 아프리카 친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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