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은 바다 뻘 속
숨쉬기 힘들고 어둑 컴컴해서
창문과 같은 숨구멍을 만들고 보니
열쇠 구멍 모양이다
인간들은
숨구멍을 어떻게 알았는지
도둑같이 살며시 열고
들어와도 민폐인데
삽이나 호미로
찍어서 파 헤치며 들어오니
무섭고 두려워
짠내 나는 눈물을 찔끔 쏴 주고
눈을 감는다
강제퇴거당한 나는
통속에 던져지고
실눈 뜨고 주위를 살피니
온전한 모양의 친구도 있고
호미에 찍히고 깨져
노란 속살이 드러나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친구도 있다
인간들 손에
말갛게 씻긴 우리 조개들은
물이 끓는 냄비 앞에서
죽기 전 묻고 싶다
남에 살이 그렇게 좋으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