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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선 Jul 18. 2022

첫째와 스터디 카페, 둘째와 워터파크

초등은 경험, 중등은 자습

김선 선생님의 교육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채널) 교육은 선이다

http://gg.gg/11z0jn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입니까.라는 질문에

6세부터 75세까지 답한 것들 중에

40대와 50대는 첫 째가 태어난 것. 첫 아이를 안은 것. 첫 손주를 본 것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문득 떠올려보니

첫 아이를 내 목숨과 바꾸어 낳고

아이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의료진들이 뛰어 들어오고

주렁주렁 맺혔던 그 수혈 주머니들이 떠오른다.


가족분만실에 있었던 남편은

밖에서 장모님과 함께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그때는 낳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낳을 수 있다는 생각만 한 것 같다.


진심으로. 옛날에 태어났으면 나는 신발 돌려놓고 애 낳으러 갔던 그분들처럼

그렇게 신을 다시 신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도 감사하고 감사하다.


모든 게 처음이던 아이.

너무나 작고 소중해서 내 모든 것 하나하나를 주어도 아깝지 않던 아이.

벌써 커서 사춘기 중학생이라니.

스스로 하고픈 것도 많고

친구도 소중하고

자기 생각도 커지고

이제 스스로의 날개를 달아가는 너를 조금씩 인정하고 조금 더 놓아주는 연습을 한다.


자신이 계획하고 포부를 말하는데

마당을 나옴 암탉에서 처럼

왜 나는 날 생각을 못했을까?.라는 말처럼 너의 당당한 포부가 참으로 멋지다. 그리고 내가 가지 않은 길이라 조금은 겁이 난단다. 이런 내 마음을 너는 알까?


엄마는 그 순간을 위해, 너와 스터디 카페를 다니기로 결심했단다.


나는 글을 쓰고

너는 공부를 하고

우리 둘이 가지는 시간들.


공부가 안되면 안 되는 대로

되면 되는 대로

글이 써지면 써지는 대로

안 써지면 안 써지는 대로

우리 그렇게 함께 해보자.


너는 이제 스스로 해야 되는 나이니까.


아이가 둘이 있으면 둘째는 그저 막둥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막내.

대부분의 막내가 그렇듯 애교도 더 많고

더 어린것 같은 느낌.


큰 아이 5살에 작은 아이가 태어났는데 그때 큰 아이는 너무나 의젓했고

작은 아이는 같은 5살이 되어도 너무나 어렸다. 이 녀석 사람 구실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만 가득했다.


첫째 때 고생해서 둘째는 바로 제왕절개를 했더니(남편의 간곡한 바람)

깨어났는데 나의 아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도 아이를 안고 부비부비도 해보고 아, 내 아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수유를 하고. 첫 아이를 자연 분만해서 인지 제왕절개와 자연분만은 정말 달라고 너무~~ 다르다. 해당 병원 몇 십년동안 자연분만 후 제왕절개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그래도 몸이 덜 아팠기에 둘째를 좀 더 안아줄 수 있었고

좀 더 바라볼 수 있었다. 그것에 감사한다.

얘는 남자아이인데 왜 이리 귀여운지. 뽀얀 피부에 긴 속눈썹. 보는 사람마다 딸이냐고 물었으니 그저 사랑받은 아이. 공부를 못하면 어떠랴. 더 잘 먹고 튼튼하기만을 바랬다.


공부 자존감은 초 3에 완성된다. 나의 책에서처럼

너에게 바란 건 독서. 운동. 악기

어느 정도는 성공한 듯하다.

독서도 꾸준히도, 초3에 태권도 3품 따로, 줄넘기 급수제 1급에, 수영 마스터 땄고

악기는 피아노 체르니 30까지 했고, 첼로는 스즈키 4권을 끝내가니까

내 생각에 너는 충분하단다.


그렇게 나머지를 열심히 하고

공부는 큰 아이보다도 못 봐준 듯한데

수행평가

'모두 잘함'을 꺼내놓으며 사인해 달라는 둘째.


역시 맞았다.

초등은 경험

중등은 자습이다.


둘째의 남은 초등은 계속 경험을 더 쌓기로 했다.

엄마와 둘만의 추억

아빠와 둘만의 추억

가족 모두의 추억

종류별로 쌓아주려고 한다.


그게 밑받침이 되어 너의 공부 자존감이 될 테니까!

그러고 나서 중학생 되면

다시 누나처럼 이렇게 엄마랑 같이 공부하자!


아이들을 차별하면 안돼요

똑같이 사랑해야죠

네. 사랑합니다. 다만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했지만 더 아픈 손가락을 있지요.

다 제 손가락이고

다 제 자식이고

그래서 사랑합니다만

그 사랑의 방법과 종류는 아이별로, 나이별로 조금씩 다른 모습인가 봅니다.


저는 이렇게 오늘도

맘껏~~~ 두 아이 사람 해주고 하루를 마감하는 워킹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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