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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든 Feb 13. 2024

어느 5월, 결혼식과 장례식을 오가며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2번의 장례식과 

1번의 결혼식을 

오갔던 5월이 끝나갑니다.


결혼식에 코스 요리를 먹어본 경험은 참 즐거웠습니다. 밖에서 부터 안으로 들어오면서 식기를 사용해야한다고 들었는데, 그냥 마음 가는대로 먹었더니 나중에는 디저트 포크로 메인 스테끼를 먹게됐습니다.


언제는 부고소식을 출근 길에 듣고서 아 오늘은 퇴근하고 바로 장례식장에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날 그 친구가 단톡방에 뵙길 원한다며, 보고싶다고 부고 소식에 이어 연락을 했을 때는 회사 자리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이다. 서로가 서로의 어려운 순간 보고싶고 눈물나는 지경에 섰구나. 인생을 살아오며 지금 까지 몇 번의 장례식과 예식을 찾았지만, 남달랐습니다.


언제는 결혼식에 가는 것이 축하의 마음보다 으레 그러해야 할 것 같아 가게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참 나도 냉랭한 사람이 된 듯하여 순수는 무엇일까 지하철에서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순수와 관련 있을까? 싶습니다.


장례예절을 검색해보던 날에, 이름은 어디에 쓰고 기독교 장례 절차는 어떻게 하는 건지, 꽃을 두고 언제까지 기도해야하는지 고민하던 날에. 여전히 그 고민은 그치지 않았으나, 이제는 나의 기도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유가족분을 바라보는 연습이 됐습니다.



죽음이 슬프냐 하더라


죽음은 무엇일까

저 멀리 아득하다가도

하루는 나를 집어 삼킨 듯

나는 죽음의 뱃속에 있구나


무겁기가 대단하다.

마음을 누르는 것이 어찌 터져나오지 않고

살아있는지 궁금하다.



행복한 요즘이라 걱정입니다. 

나의 인생이 누군가에게 의해 쓰여진 소설이라면, 지금쯤 작가는 어떤 시련으로 극적효과를 발생시킬까 고민할 것 같습니다. 글쓰기로 살아냈던 내가 요즘은 참 소홀했습니다. 미안하면서도 어쩌겠냐 싶은 것은 나는 외롭고 우울 할 때 도무지 토로할 수 없는 이야기를 써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몇시간씩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되려 그 사람에게 하지 않았던 말을 글로 쓰는 것이 배신 같기도하고, 당장에 거기에 다 쏟아 내고 나면 쓸 말이 없기도 합니다.


분명 여러분에게만 할 수 있는 말들이 있을 텐데... 2개의 글을 보내겠다 장담했던 그 한달이 지나갑니다.

무척 늦었으나 잊은 적은 없다는 것과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들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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