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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Oct 05. 2022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

 세 번째 직장에서 과장이 되면서 신입사원의 멘토를 맡게 되었어요. 업무 사수가 아닌 첫 사회생활을 돕는 멘토-멘티 제도였기 때문에 정말 동네 언니로서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개인적 고민을 나누며 지냈어요. 그리고 그 친구는 업무 성과도 좋아서 동기들보다도 빠르게 대리 진급을 하고 벌써 입사한 지 5주년이 되었다고 해요. 반가운 마음에 입사 5주년 축하 꽃을 선물했어요.


후배가 찍어준 사진이 프랑스 명화처럼 나왔네요.ㅎ


예전부터 후배들에게 '줄리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란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는 막연한 소망과 기대가 있었어요.

사회에서 여러 리더들을 만나며 '난 저러지 말아야지. 저런 모습 너무 멋지다. '라고 감탄하며

제 나름의 멋진 롤모델상을 만들고 있었더라고요.


 신입 사원인데 그럴 수도 있지. 큰 실수를 괜찮다며 다독여 주고 뚝딱 대안으로 해결해주시는 리더.

 엑셀 데이터로 끙끙거리고 있을 때 쓰윽 나타나서 단축키를 슬며시 알려주고 가는 선배.

 프로젝트 진행 전 업무분장표를 가지고와 팀원 각자 할 일을 일사불란하게 배분해주는 리더.

 그런 멋진 선배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지금 제 업무 스킬은 대부분 대기업. 첫 회사에서 배운 것들이에요. 당시 팀장님과 선배들의 친절한 가르침 덕에 벌써 15년째 프로세스나 엑셀. PPT. 그리고 마인드까지를 제 뼛속 깊게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있네요.


 과거의 선배들을 돌아보며 깨달은 점이 있어요.


 전 조직 내에서 늘 함께 성장하고 배울 사람.

 롤모델로서 존경할 사람이 있어야 그 회사에 잘 다닌다는 사실을요.

그렇습니다.

제가 그동안 회사를 옮긴 이유는 롤모델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회사를 다 둘러봐도 저분처럼 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이제 작별 인사를 하는 것 같아요.


 20대 후반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여성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절, 두 번째 회사에서 이직을 했던 이유는 제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사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다니는 여성이 없었어요. 임신을 하거나 육아를 하는 동료들을 볼 때면 밤늦게까지 야근에 조기 출근에 모두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출산 휴가 들어가는 마지막 날까지 만삭으로 야근하고 휴가에 들어가서도 업무를 하고 있는 동료를 보며 이직을 결심했어요.

 그리고 그 이후부터 제겐 가정과 사회의 워라밸을 잘 유지라는 롤모델의 존재가 제 회사 생활을 유지하는 뿌리가 되었어요.


 운 좋게도 이후 조직에서 그러한 롤모델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적어도 내 후배들에겐 내가 롤모델이 되어줘야겠다고요.
행복한 모습으로 일하는 엄마, 선배, 리더가 되어야겠다고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줄리처럼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를 꽤 듣는 선배가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의 제겐 또 다른 선택.

'복직'이라는 게 남아있어요.


 휴직을 하고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며 세계관이 많이 확장되었구나를 느끼고 있어요.

 조직 내에 있을 때는 조직의 리더, 임원이 제 꿈이었어요. 그리고 이제 회사 밖으로 나왔더니 제가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혹시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같다고 느낀다면 휴직을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당장 휴직이 어렵다면 여행도 좋아요. 회사에 다닐 땐 주말마다 여행을 갔어요. 동료들이 여행 가려고 회사 다니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요. 평일에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할 곳이 필요했고 주말마다 자연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잠시 휴식과 성찰의 과정으로 새로운 세상이 보일 거예요.



 요즘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더 이상 일이 하기 싫어서는 아니에요.

 제가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모두 세상 밖에  있기 때문이에요.

 이미 넓은 세상을 보았는데, 생산자의 마인드로 겨우 바꿨는데, 돈과 생계 때문에 다시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소비하는 삶으로 되돌아갈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사실 회사로 돌아가면 더 이상 배울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에요. 같이 사는 아이들에게도 늘 인생의 진리를 배우는데 아마 돌아가서도 그동안 공백으로 인해 조직 모두에게 엄청 배우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제가 이루고 싶은 꿈들이 회사 밖에 있더라고요. 더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꿈꾸고 싶다.


그게 이유예요.


그래서 마지막 배수의 진을 칩니다.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아니 돌아가지 않겠다.

 막다른 환경으로 저를 몰아넣는 선언을 하고 남은 3개월간 경제적 자유를 위해 올인해 보겠습니다.


 3개월 후, 최선을 다했으니 돌아가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다짐을 기억하며 다시 달려볼게요.



< 나의 삶. 세계관을 확장하는 노하우 >

성장형 인재에겐 롤모델이 필요하다.

그리고 잠시 휴식. 휴직도 필요하다.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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