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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리밍 Sep 08. 2022

어그러진 빈 곳을 찾아서

인생의 쉼표,

그동안 이별을 몇 차례 경험했어요.

'사람'과의 이별이 아니고 '일'과의 이별이에요.


 세 번의 이직이 있었고 식품 업계에서 화장품으로 그리고 IT로 산업군을 변경하여 안전했던 울타리를 벗어나 이직 시마다 늘 새로운 환경과 무리에 적응하곤 했어요. 최종 선택 시기에 늘 많은 고민을 했고, 결정 후에는 제 선택이었기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곧 다가올 이별은 육아 휴직으로 생산적이고 루틴한 일상과의 이별이에요.  (사실 이 글은 약 1년 전 육아 휴직하기 전에 썼던 글에 최근의 생각을 담았어요.)



 "첫 번째 육아 휴직을 하기 전에는 임산부로서 고용 불안을 느꼈던 것 같아요. "


 당시 저는 회사에서 일로 인정받으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좀 더 이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리하며 안간힘을 썼던 것 같아요.

 휴직 후에는 육아와 집안일만 하게 되면서 생산적인 일의 부재와 함께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두 번째 육아 휴직을 맞이했어요. 두 번째라 그런지 마음가짐이 좀 달라요.


 "불안감보다는 행복함과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는 마음이 큽니다."


 제게 약 1년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주어졌고, 제가 평소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 생겼어요.


마음 가는 대로 살아 보기


휴직 기간의 제 마음속 다짐입니다.


이렇게 다짐을 하니 오늘따라 유난히 아래 글귀가 눈에 들어오네요.

적당히 벌어 아주 잘 살자.


 사회 초년생 시절, 나름 헌신했던 두 번째 회사에서 퇴사를 하고 혼자 떠났던 전주 여행에서 만났던 남부시장 청년몰의 표어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는 없다.


 나이가 이제 서른 넘었으니 이제 결혼을 해야지? 그리고 결혼을 했으니 아이도 가져야지. 아이 생기면 일은 그만두겠네? 애는 누가 키워? 그동안 제가 이 사회의 어른들께 들어왔던 말이에요.

 개인의 상황이 다르고 스스로가 간절히 원하는 시기가 모두 달라요. 게다가 주변 환경도 변하니까 개인의 상황과 마음가짐, 외부 환경의 삼박자가 모두 맞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인생을 바꾸려면 시간, 공간, 사람을 바꿔라.


라는 말이 있어요.


 돌이켜보면 지금 두 번째 휴직 기간이 제겐 삼박자가 맞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게 투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고, 늘 다니던 회사가 아닌 집이라는 공간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는 블로그와 부동산 강의, 부심스 카페라는 공간이 생겼어요. 마지막으로 책과 강의를 통해 세빛희님을 만났고 그로 인해 블로그 이웃과 부심스 활동을 하며 감사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 그 3가지 가치가 모두 어우러져 적기가 온 것 같아요.


제 인생 변화의 시작은 이제부터예요.


 뱃속의 둘째 정기 진료를 마치고 오랜만에 해 뜰 때 퇴근한 어느 평일 저녁이었어요.

6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여유롭게 시장을 보는 엄마.

 '그들에게는 너무나 일상인 저 모습이 왜 난 일상이 되면 못 견뎌하는 거지.....?'

첫째 육아 휴직 후 육아만 하며 느꼈던 감정이에요.


 무언가를 해내고 완성해야 자존감을 채우는 타입. 모든 어머니들의 일상. 아이 아침/점심/저녁 챙기고 재우고 애들 픽업하는 게 하루 일과. 하지만 전 그 삶만으로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가끔은 좋지만 매일은 아닌 것."

 

 그런 생각이 드는 찰나,

 유튜브를 돌리다 잠시 본 스티븐 잡스 강연을 보게 되었어요.


세상은 생각보다 나보다 덜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있다. 단지 그 '어그러진 빈 곳'을 찾아 내가 시작하면 된다.


일반 사람들이 창업하는 계기는 '내가 저거보단 잘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 때라고 해요.

이젠 이 말이 제게 하는 말처럼 들리네요. 비록 제가 덜 똑똑할지라도, 매일 제 꿈을 향해 실행하는 길을 가려해요.


 4개월 남은 휴직 기간 동안 차근차근 이 세상의 어그러진 빈 곳을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게요. 그리고 실행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겠죠.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계절이 있다고 해요.

이제 제가 좋아하는 계절이 온 것 같아요.


 아직은 변화의 시작이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는 일이라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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