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그날 연차였고 첫째는 어린이 집에 갔다.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께서 막둥이 아기를 봐 주실테니 둘이 나가서 데이트라도 하고 오라고 시간을 만들어 주셨었다.
지금까지 양가가 멀어서 엄마 아빠 둘이 데이트를 해 본 적이 정말 손에 꼽는다고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신 거다.
자신의 자식들이 생각난다며 안쓰러운 마음에 도움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분에 남편과 나는 오랜만에 신혼 때 같은 데이트를 즐겼다. 너무 오랜만이라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한강에 있는 스타벅스를 갔다. 그곳에서 마신 커피 한잔과 아이들을 위해 포장해 온 빵. 그리고 그곳에서도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하기보단 동생이 생기면서부터 다소 공격적으로 표현했던 첫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했던 그 시간과 공기를 아직도 기억한다.
온전히 엄마아빠의 사랑을 100으로 받던 아이는 50:50으로 사랑을 나눠서 받는 방법을 억지로 배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막둥이가 어리다보니 첫째가 보기엔 90:10으로 자신은 고작 10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생각할 수 밖에....
사랑을 반으로 나누는 게 가능할까?
어른도 안 되는 일을 아이에게 강요한 건 아닌지
그런 아이를 더 큰 그릇의 부모가 되어 품어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두 아이를 품기엔 아직 작은 그릇이었나보다.
엄마도 아빠도 사실 각자 자신을 온전히 채울 개인의 시간이필요하다.그리고 이제 아이도 조금 컸다고각자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그리고 때론 누나와 동생없이 아이와 엄마. 단둘이의 오붓한 시간들이 간절하다.엄마를 쪼갤 수도 없고 늘 서로 나를 더 사랑해 달라고 하는 모습들이 때론 보인다.
그럴 때마다 다시금 마음을 다 잡는다.
엄마의 마음에 빈 공간이 더 많아야 하는구나라고...
결국 엄마의 사랑이 그 모든 것을 바꾼다.
그렇다고 헌신적인 희생을 하라는 건 아니다. 적당히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의 빈 공간이 더 많아야 하는 게 엄마다.
요즘 하는 일들이 많아서
사실 엄마 마음을 채우는 다른 일들이 많아졌다.
운영 중인 전자책 모임과 우행 꿈 모임. 그로 인해 가족들에게 소홀해졌던 건 아닌가 반성해 본다.
오늘 아침 책에서 읽은 글귀
셀렘은 인생을 꽤 훌륭한 방향으로 이끈다. 팬은 이 셀렘을 에너지원으로 살아간다. 그들을 한심한 빠순이라고 비하하는 사람은 기꺼이 타인의 팬이 될 줄 아는 가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일 뿐이다. - 덕후가 브랜드에게, 편은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