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될 이야기
'속절없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침 안개처럼 피어오르다 햇살에 녹아버리는 희미한 바람처럼, 손끝에서 그를 놓아줍니다. 살다 보면 끝까지 지키려 하다 잃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떠날 사람은 떠나게 돼 있죠. 그런데 순식간에 들어오는 밀물을 피하지 못하고, 상실감이라는 바위에 앉아 구조를 기다립니다. 두 눈을 감고 감정의 파도를 마주할 때, 사실 내 마음은 예전부터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이미 알고 있었던 이별의 조짐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한 채 스스로를 속이며 버텼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어쩌면 나는 그 사람과 영원하길 바랐던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붙들고 있던 마음도 이제는 흩어져 가려 합니다. 새벽안개와 함께 아스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