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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Sep 24. 2024

방향을 잃은 너에게

스무 살의 너에게

방향을 잃은 너에게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하루가 지나고 나니 스무 살이 되었다. 성인이 되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았지만 딱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것을 느끼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학창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술, 담배를 마음대로 살 수 있다는 것과 이제는 교복을 벗어 던졌다는 홀가분함이 제일 크게 느껴질 뿐 딱히 어제와 바뀐 건 없다. 스무 살이 되면 미성년자일 때와 뭔가 달라지고 새로운 일들이 마구 생길 것 같다. 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내 삶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무게감만이 더욱 크게 다가올 뿐이다. 멀리 있는 것 같았던 스무 살 시절을 희극이라 생각했건만 막상 만나본 스무 살은 희극 보다는 비극에 가깝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 찰리 채플린의 말이 생각난다.      


새해가 밝고 맞이한 스무 살. 한 달이 금세 지난다. 또 6개월이 지나고 하반기에 접어들어 어느덧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인생의 황금기라 일컫는 스무 살, 그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무얼 하며 살아야 하고, 또 무얼 하고 살았는지 생각해보자.     


누구나 가끔 방향을 잃는다. 유독 스무 살만 그런 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중장년층도 살아가며 때로는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방황할 때가 있다. 사람이라면 다 마찬가지다. 그때 나를 잡아주는 것은 강력한 정신력이다. 다른 말로 자존감이라고도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쉽게 흔들린다.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멘탈이 안정적이다. 방향을 잃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여느 사람과 다르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이내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평소에 자존감을 높이도록 연습해야 한다. 자존감도 훈련을 통해 높일 수 있다. 잘난 척하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것이 아니라 까부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현실을 직시하고,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그리고 본인의 장점을 찾아서 극대화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잘난 척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당당하다.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간다면 가끔 방향을 잃더라도 이내 바른길로 돌아오기가 쉽다.     

스스로 당당하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지?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고, 또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본인에게 계속해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한 번 묻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물어야 하고 물었으면 답을 찾아야 한다. 그 답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계속해서 물은 후에야 비로소 답이 보인다. 이 과정을 조금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는 틈을 내서 철학을 공부해보는 것이 좋다. 철학은 인간과 이 세상, 그리고 삶의 본질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니 철학을 공부해본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쌓아 올린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해답은 올바른 질문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사람은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 크다고 중요하고, 작다고 해서 하찮은 것이 아닌데 사람은 늘 그걸 착각하고, 또 잊고 살아간다. 내가 제대한 후 서울에서 생활할 때였다. 스물네 살에 처음 만든 ‘잃어버린 소중함을 찾아서’라는 PC통신 동호회가 있다. 채팅방에 30명만 들어올 수 있어서 처음에는 30명으로 시작했다. 나중에는 참여하려는 사람이 많아져서 채팅방을 서너 개 더 만들었더니 회원 수가 100명을 훌쩍 넘었다. 가끔 오프라인 모임을 하면 십 대에서 삼십 대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나왔다. 단순한 사교모임이라 하기에는 다들 뭔가 허전함을 하나씩 가진 듯해 보였다. 평소 내가 잊고 사는 소중함이 뭔지 그 결핍에 대해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모인 느낌이었다. 그 당시 나도 제대하고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었기에 정붙일 곳이 없었다. 나에게 있어 잃어버린 소중함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바로 떨어져 있는 가족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성숙했다고 생각했고, 자립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했건만 세상 속에서 나는 아직 어렸고, 아직도 가족이 그리운 젊디젊은 청년일 뿐이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도 몰랐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숨 쉬며 살아갈 뿐이었다. 그 후 여행을 시작했고, 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지만, 나에게는 여행이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주었다.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고 세상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여행자가 여행으로 인해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니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여행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나처럼 제대 후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힘들 수 있다. 요즘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예전에 비해 한없이 많으니 그것들을 준비하려면 여행은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내어 짧은 여행이라도 종종 다녀본다면 여행이 내 삶의 방향을 잡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멘탈을 강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도 여행만큼 인생의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살아오며 읽었던 한 권의 책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고, 우연히 만났던 한 사람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인연은 소중하고 그 인연 중 멘토를 만나는 것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좋은 멘토가 많이 있다는 것은 내가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이다. 좋은 멘토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좋은 모임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이다. 어떤 모임을 통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멘토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그 모임에서 활동하며 인생의 좋은 멘토들을 만나야 한다.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거나 번거롭다면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향하면 된다. 내 인생의 모든 멘토를 그곳에서 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니 여름이면 시원하고, 겨울이면 따뜻한 그곳에서 내 인생 최고의 멘토를 만나보도록 하자.     


누구에게나 세상은 두렵고, 가혹하고, 또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가끔 만나는 좋은 사람과 가끔 찾아오는 행복으로 인해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살아가며 때로 방향을 잃고 헤맬지라도 평소에 중심을 잘 잡고 산다면 이내 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마음이다. 그러니 평소에 끊임없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며 살 필요가 있다. 그때 비로소 내 인생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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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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